

"2억7700만원짜리 BMW 뉴 760Li는 완전 고물차입니다."
독일의 명차 BMW가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BMW 차량 중에서도 최상위 모델로 손꼽히는 '뉴 760Li'가 결함증상을 일으켰다는 내용의 제보가 접수됐다. 여기에는 결함이 발생된 당시 사진은 물론 동영상자료까지 첨부돼 있어 차량 애호가들 사이에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BMW 코리아 측은 제보자와의 협의과정이 순탄치 못해 원인 분석에 애를 먹고 있다는 입장이다.
◆ "BMW를 사려거든 차라리 다른 차를 사라"
제보에 따르면 표모(강남구 삼성동)씨는 지난해 말 국내에 출시된 BMW의 '뉴 760Li'(판매가 2억7700만원)를 최근 구입했다.
그러나 해당차량을 업체 측으로부터 인도받고 귀가하던 중 내장된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기기가 오작동을 일으켰다.
CD플레이어도 마찬가지였다. 전원이 켜졌다, 꺼지는 증상만이 반복됐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내장된 핸드폰충전기는 충전자체가 되지 않았고, 차량 엔진 쪽에서는 쇠가 마찰을 일으키는 듯한 잡음도 들려왔다.
표씨는 BMW측에 긴급A/S를 요청했다. 업체 측 관계자는 "차량에는 이상이 없다"며 "(전기장치 사용과 연계된) 차량 내 각종 프로그램을 업데이트를 해보라"고 권했다.
결함증상은 추가적으로 계속 쌓여만 갔다. 기어가 갑작스럽게 사용 불능상태에 놓이는가 하면 엔진장애 및 출력감소를 의미하는 경고메시지가 계기판에 표시되기도 했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BMW측은 표씨에게 재차 프로그램 업데이트만을 주문했다. 표씨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차량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의 '오리발' 답변을 BMW 측이 내놓을 소지가 다분했기 때문이다.
표씨는 "만약 BMW를 사려거든 차라리 다른 차를 사라"며 "BMW 구성원들은 차량을 판매하는 데만 급급 할 뿐 판매 이후에는 전혀 다른 사람들로 변한다"고 소비자들에게 호소했다.
BMW 측은 난감해 했다. 표씨가 차량정비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 원인파악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고충을 토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표씨 소유의 문제 차량에 대한 정비가 단 한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표씨는 A/S를 거부한 채 차량 구입가 환불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컨슈머타임스>에 표씨가 올린 차량결함 동영상을 (BMW) 기술진도 확인했으나 직접 확인하지 않고서는 (결함증상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답을 내놨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BMW고위 관계자가 표씨를 직접 만나 협의하고 있는 중"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차량애호가들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힐난이 쏟아졌다.
직장인 장모씨는 "2600만원 짜리 국산차량도 아닌 2억원이 넘는 고급 수입차량에 이런 결함이 발견됐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내부적으로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결함이거나 아니면 치명적 결함일 개연성이 있어 (BMW측이) 애써 숨기려고 하는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대학생 최모씨는 "소비자의 불만에 처음부터 BMW가 적극적으로 대처했더라면 이렇게 까지 파열음이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내 소비자가 수입차 브랜드들에게 '봉' 이라고 하던데, 이번에도 이와 유사한 것 같아 입맛이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BMW코리아는 지난 2006년 7월 수입 판매 중인 BMW 5·6·7시리즈 총 499대에 제작 결함이 발생, 자발적으로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차축과 차체를 받쳐주는 완충장치의 고정용 고무가 이탈돼 차축에서 분리될 수 있다는 이유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