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박준응 기자] 올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를 속속 출시하며 시장을 키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내년에도 차급을 높여 SUV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특히 대형 신차들의 상반기 출시가 예정돼 있는 중형 SUV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의 강자 '싼타페'가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으며 북미시장을 평정한 '에퀴녹스'도 상반기 출시를 예고했다. 기존 중형 SUV 시장 1위 '쏘렌토'와 이미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 잡은 'QM6'까지 고려하면 각 완성차 업체들의 주력차종이 한 자리에 모이는 셈이다.
◆현대차, '신형 싼타페'로 '코나'와 투톱체제
현대차는 6년 만에 싼타페 풀체인지를 거친 신형모델을 출시한다.
싼타페는 올해도 11월까지 4만7519대의 호성적을 거두는 등 고객들로부터 여전히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신형 모델이 출시되면 기존 수요층을 자연스럽게 흡수하면서 코나와 함께 현대차 SUV 라인업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신형 싼타페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디자인이나 성능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올해 젊은 감성의 디자인으로 무장한 소형 SUV 코나가 선전한 것을 벤치마킹해 디자인 측면에서 큰 폭의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간주행등과 메인 헤드램프가 위 아래로 나뉜 독특한 디자인 콘셉트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행안전·성능 측면과 편의성 측면에서도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 중 풀체인지를 통해 모든 측면에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싼타페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출시 막바지 작업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내년 시장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내년 봄 '에퀴녹스'로 승부수
한국지엠은 내년 중형 SUV '에퀴녹스'를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2011년 이후 풀체인지가 없었던 캡티바로는 중형 SUV 시장에서 경쟁모델에 밀릴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미국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GM의 주력 SUV 모델인 에퀴녹스를 내년 봄께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퀴녹스는 지난해 3세대 모델을 공개한 쉐보레의 최신 SUV모델이다. 미국에서 2004년 출시돼 해마다 20만 대 이상 팔리는 인기차종으로 꼽힌다.
에퀴녹스의 가솔린 라인업은 이미 말리부에 선보였던 1.5리터 터보 엔진과 2.0리터 터보 엔진으로 꾸려졌고, 1.6리터 디젤엔진도 구비됐다. 무엇보다 동급 국산 중형 SUV 대비 넓은 2725mm의 휠베이스가 강점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설계로 크기와 강성을 키우면서도 무게를 줄일 수 있는 '스마트 엔지니어링' 기술을 접목해 차체 무게를 동급 SUV 대비 최대 300kg까지 줄인 것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기아차 '쏘렌토', 압도적 국내시장 1위
신형 모델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기존 국내 SUV 시장의 최강자 '쏘렌토'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올해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통해 새단장을 마친 '더 뉴 쏘렌토'는 올해도 11월까지 7만1708대를 판매하며 중형 SUV 시장은 물론 전체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더 뉴 쏘렌토'는 무엇보다 주행성능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8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해 연비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가속, NVH(소음진동방지) 성능 향상과 부드러운 주행감성을 구현해냈다. 또 중형SUV에 최적화된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휠(R-MDPS)'을 전 트림에 기본 적용해 스티어링 성능 또한 더욱 개선했다.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디자인 측면에서도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으며, 주행안전과 편의성 측면에서도 동급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상품성 측면에서 현재 경쟁모델에 우위를 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년 출시 예정인 신차들에 비해서도 성능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크게 뒤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쉽게 왕좌를 내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 'QM6' 실속파...내년 선전은 미지수
'QM6'는 올해 르노삼성 전체 차종 중 내수시장에서 가장 선전한 차종이다. SM6 판매량이 올 11월까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6% 떨어지는 동안, QM6는 전년대비 135.3% 상승한 2만4788대를 판매하며 전체적으로 부진했던 내수시장에서 유일한 버팀목이 돼 줬다. 큰 부침 없이 꾸준한 판매고를 기록하며 어느새 르노삼성을 대표하는 차종으로 자리매김한 모양새다.
여기엔 지난 9월 경쟁력 있는 가격과 연비를 갖춘 'QM6 GDe' 모델과 '2018년형 QM6'를 일찌감치 출시하면서 내년까지 기세를 이어갈 수 있는 동력도 확보했다. 경쟁차종 대비 가성비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하지만 더욱 치열해질 시장상황 속에서 내년까지 이 같은 선전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내년 출시 예정인 에퀴녹스의 경우 동급 SUV 대비 비교적 차체가 작은 QM6의 특성을 공유하고 있어 QM6 판매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