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일부 백화점에서 진열상품이나 착용한 사실이 있는 제품을 '새 제품'인 것처럼 포장 및 판매하는 상술인 '리박싱'이 문제가 된 바 있어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GS백화점 측은 '직원의 단순 실수'에 방점을 찍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 24만원 주고 산 새 옷, 알고 보니 '중고'?
제보에 따르면 정모(경기도 안양시)씨는 최근 GS백화점 모 지점 헤지스(HAZZYS) 매장에서 남성용 카디건을 구입했다.
구입 당시 매장에는 해당 제품이 모두 판매돼 진열상품 밖에 남아 있지 않는 상태였다. 때문에 정씨는 제품 가격을 결재만 한 채 '새 상품'은 추후 택배를 통해 받기로 했다.
며칠 뒤 배송된 카디건을 펼쳐보는 순간 정씨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제품 곳곳에서 '중고품'으로 의심되는 흔적이 발견된 탓이다.
옷의 양쪽 어깨부분은 옷걸이에 상당시간 걸려 있었던 것처럼 늘어나 있었고 가슴부분에서는 '보풀'도 확인됐다. 게다가 단추의 실밥이 일부 풀려 있는 등 새 옷이라고는 믿기 어려웠다.
정씨는 "누가 (중고품 같은)이런 옷을 24만원씩이나 주고 사냐"며 "(GS백화점 측이) 입던 옷을 새 옷처럼 포장해서 보낸 것 같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GS백화점 측은 '단순 실수'에 방점을 찍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우선 "정씨가 받은 제품은 '진열상품'이었다"며 "매장직원의 실수로 제품 포장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다른 소비자에게 배송됐어야 할, 정상가 보다 저렴한 진열상품이 (새 제품을 구입한)정씨에게 배송 됐다"며 "정씨에게 제품 교환을 약속하는 것으로 문제를 원만히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체 측을 향한 '중고품'판매 의혹은 쉬 가라앉지 않고 있다.
◆ "직원의 단순실수……", '증명 전표'는 어디에?
진열상품을 고의로 '새 상품'인 것처럼 포장해 판매한 것이 아니라 '단순실수'라는 업체 측의 주장이 입증되기 위해서는 A씨의 '진열상품 구매사실'이 확인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본보는 GS백화점 측에 A씨의 구매사실을 입증할 만한 구매전표 등의 객관적인 증거자료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 업체 관계자는 "확인 해 보겠다"는 답변을 남긴 채 연락을 끊었다.
추후 GS백화점이 '의혹'을 말끔히 씻어낼 만한 '증거'를 제시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편한 시각이 적지 않다.
한 소비자는 "일부러 중고상품을 배송한 뒤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소비자에게 '실수였다'고 말하면 문제가 전부 해결되는 것이냐"라며 "'리박싱'의 잔재가 아직까지 백화점 업계에 남아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소비자는 "GS백화점 측이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할 만한 자료를 내놓을 지 궁금하다"며 "켜켜이 쌓여있는 전표를 찾느라 수 주일이 걸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