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웅진…코디 관리는 '느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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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웅진…코디 관리는 '느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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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해지 누락-명의도용 빈번…본사 재발방지 뒷짐?

웅진코웨이(이하 웅진)의 직원 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뚫려 소비자들이 잇달아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계약자 주소지 임의 변경, 계약 해지처리 누락 등 웅진 렌탈기기 관리자(코디)들의 도덕적 해이가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웅진 측은 과실을 인정하지만 유사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이렇다 할 대책은 내놓지 못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 3년 전 반납한 비데, 렌탈료 내라고?

 

제보에 따르면 이모씨는 최근 한 신용정보회사로부터 '비데 렌탈료 미납'으로 인한 독촉장을 받고 의아해 했다. 이 기기는 이씨가 웅진에서 렌탈해 사용하던 제품으로 3년 전 반납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씨의 확인 결과 당시 반납한 제품은 엉뚱한 주소지로 옮겨 설치돼 있었다. 담당 코디 A씨가 렌탈기기 반납에 따른 계약 해지처리를 누락한 채 임의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즉시 이 같은 사실을 웅진 고객센터에 따져 물었으나 이곳 관계자는 "기다리라"는 말 뿐 명쾌한 답변은 내놓지 못했다.

 

이씨는 "3년 동안 한 번도 (렌탈기기)점검이 이뤄지지 않았음은 물론, (렌탈기기 설치)주소도 전혀 모르는 곳으로 옮겨져 있었다""그간 연락 한 번 없다가 이제 와서 연체료를 내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냐"고 격분했다.

 

피해자는 비단 이씨뿐만이 아니었다.

 

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연맹을 비롯한 각종 소비자 단체에는 코디의 명의도용, 계약 해지처리 누락, 렌탈기기 관리 소홀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웅진 측은 코디의 '단독행각'이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코디 업무 과실, 고개 숙인 웅진

 

이 업체 관계자는 "해약 과정에서 A씨의 과실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당시 (소비자가)반납한 비데를 A씨가 (임의로) 렌탈 주소지를 변경해 사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씨가 미납한 것으로 처리된) 렌탈료는 A씨가 자체적으로 처리(납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확산될 것을 우려해 업체 측이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나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씨가 겪은 '불법' 행태가 고객 현장 곳곳에 암초처럼 뿌리내리고 있을 개연성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단순실수'가 아닌 A씨의 의도적인 타인 명의사용이라는 점에 특히 주목되는 이유다.

 

웅진의 허술한 코디 관리 시스템이 수면위로 떠올랐다는 주장이 소비자들 사이에 적지 않다. 3년간 A씨가 임의로 업무 처리를 했음에도 불구, 웅진의 내부 시스템에 의해 발각되지 않았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근본적 원인 개선책이 전무하다는 얘기다. 웅진 측은 이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웅진의 렌탈 서비스 사용자 일각에서는 웅진에 대한 불신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김모씨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현장에서 고객을 담당하는 코디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다""웅진 측이 자사의 얼굴을 대신하는 코디 관리에 소홀할 경우 이는 소비자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모씨는 "이씨처럼 피해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소비자가 있다는 것은 피해사실을 알리지 않는 잠재적 피해자 수가 결코 적지 않다는 사실을 의미한다""업체 측은 이를 염두에 두고 유사피해 방지를 위해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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