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이후 최악의 항공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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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이후 최악의 항공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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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항공대란이 사흘째 계속되고 있다.

아이슬란드의 화산재가 대기를 타고 퍼지면서 15일 영국부터 시작된 항공기 운항 금지 조치가 17일에도 유럽 대부분의 주요 공항에서 이어졌다.

9.11 테러 이후 최악의 항공대란으로 피해액이 수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항공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유럽의 항공기 운항을 담당하는 유로컨트롤은 최소한 24시간 이상 화산재 확산에 따른 항공 대란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고, 각국 항공관제당국은 영공 및 공항 폐쇄 시간을 계속 연장하고 있다.

앞으로 4∼5일간 유럽 상공에 화산재 바람이 불 것이라는 기상학자들의 전망이 나오면서 항공 대란이 내주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비행기 운항이 전면 금지된 곳은 벨기에, 체코,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독일, 헝가리, 아일랜드, 라트비아, 네덜란드, 슬로바키아, 스위스, 우크라이나, 영국, 스웨덴 등 주로 북부와 중부 유럽이다.

부분적으로 운항이 통제되고 있는 곳은 오스트리아, 프랑스, 이탈리아, 리투아니아, 노르웨이, 폴란드, 세르비아 등이다. 스페인과 발칸 남부, 이탈리아 남부, 불가리아, 그리스, 터키에서는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 상태다.

영국과 독일은 최소한 GMT(그리니치 표준시) 기준으로 일요일인 18일 오전 6시까지 모든 영공을 폐쇄키로 했고, 영국항공사 브리티시 에어웨이즈는 18일 하루 영국을 드나드는 모든 항공편을 취소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파리 인근 공항 3곳을 비롯해 북부지역의 20여개 공항들을 월요일인 19일 아침 8시(GMT 오전 6시)까지 폐쇄하기로 함으로써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항공운송 중단사태를 맞고 있으며, 이탈리아 역시 GMT 기준 19일 아침 6시까지 항공기 이착륙을 금지했다.

벨기에 브뤼셀 에어라인은 19일 정오까지 모든 항공편을 취소했고, 스위스는 17일 저녁까지 영공폐쇄 조치를 유지했다.

유럽 전체적으로 17일 2만2천여편 가운데 1만7천편의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세계 최대 항공사인 델타항공은 미국-유럽 간 75개 항공편을 결항하는 등 유럽과 북미를 잇는 전체 노선도 절반 이상 축소됐다.

유럽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인 영국 히스로 공항과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은 17일에도 항공기 운항이 전면 금지됐으며,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은 이날 정오까지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된 상태다.

항공편을 구하지 못한 여행객들은 기차와 버스, 여객선 등 대체 교통편을 찾느라 분주했다.

미국 국방부도 전장인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다친 부상자들을 옮기는 항공기를 포함해 많은 비행편의 노선을 재조정했다.

영국 민간항공국(CAA) 대변인은 "유럽은 9.11테러 이후 항공 여행에 있어 최악의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고 전했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역시 이번 항공운송 중단 사태의 규모가 9.11 테러와 맞먹는 것이라고 밝혔다.

2001년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서 발생한 9.11테러 때에는 미국 영공이 3일간 폐쇄되고 대서양을 횡단하는 유럽 항공사 노선의 운항이 전면 금지된 바 있다.

IATA는 이번 사태로 하루 2억달러의 손실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화산재 여파가 수주 동안 계속되지 않는다면 유럽의 올해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을 비롯해 경기회복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화산 분출이 이어질 경우 향후 6개월간 항공 운항에 큰 차질이 불가피해 항공사들의 재정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우려는 유럽주식 시장에서 항공사들의 주가하락으로 이어졌다.

유럽의 주요 증시는 16일 강보합세를 유지했지만 루프트한자와 브리티시 에어웨이즈, 에어 베를린, 에어 프랑스-KLM, 라이언에어의 주가는 1.4∼3%가량 하락했다.

항공대란의 근원지인 아이슬란드의 경우 화산 폭발이 줄고 있지만 용암과 함께 화산재가 여전히 뿜어져 나오고 있다.

유로컨트롤은 이런 화산재가 유럽 동부 및 남동부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이슬란드 대학의 지질학자인 마그누스 투미 구드문드손은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활동이 증가하면서 상공 8.5㎞ 높이까지 화산재를 분출하고 있다고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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