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6 사업연도인 2016년 4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종결한 회계법인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건수는 31건이었고, 이중 회계법인이 패소한 6건의 배상규모는 164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47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소송 진행 금액은 1925억원에서 2974억원으로 54.5% 증가했다.
이는 회계법인이 분식회계 등 부정을 저지른 기업에 대해 감사업무를 부실하게 수행했다는 이유로 각종 소송에 얽힌 탓이다.
이른바 '빅4'로 언급되는 삼일, 삼정, 안진, 한영 등의 대형 회계법인 역시 이 같은 부실감사에 따른 소송 사건과 연루돼 손해배상의 규모를 더했다.
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삼일회계법인은 포휴먼, 신텍과 관련한 소송에서 패소해 각각 114억원과 47억원을 배상했다.
올해 3월 말 현재 회계법인이 피소돼 소송이 진행 중인 사건은 81건으로 대상 회계법인 20곳, 소송액 2974억원이다.
현재 안진회계법인은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 1649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 피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 같이 소송과 관련한 배상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회계법인이 마련한 손해배상책임 준비재원은 감소했다.
회계법인이 마련한 손해배상책임 준비재원은 지난 해 1조3040억원에서 479억원(3.7%)이 감소해 지난 3월말 1조2561억원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손해배상책임보험 9730억원(77.5%), 손해배상준비금 2344억원(18.7%), 손해배상공동기금 487억원(3.9%) 등으로 구성됐다.
삼일, 삼정, 안진, 한영 등 대형 회계법인의 손해배상 준비재원은 9837억원이었다. 이는 전체 손해배상준비재원에서 78.3%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회계법인 품질관리 감리 시 사업보고서가 충실히 작성됐는지 점검할 예정이며, 부실기재나 지연제출 등에 대해 향후 지정제외 점수를 부과하는 등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행 사업보고서의 기재 내용이 다소 부족해 정보이용자 등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어 경영지배 구조, 수익분배 구조, 인센티브 제도 등 사업보고서 추가 기재사항을 유관기관과 협의해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