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황법훈 인턴기자] 검찰이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에 고용돼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심을 받는 '사이버 외곽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댓글 사건 전담수사팀은 23일 오전 여론조작 의혹을 받는 민간인 외곽팀장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 30여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수사 의뢰된 외곽팀장 30명 가운데 신원과 주거지가 확인된 20여명의 집과 한국자유연합, 민생경제정책연구소, 늘푸른희망연대 등 보수 성향 관련 단체의 사무실 5∼6곳이 포함됐다.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의 사무실도 대상이 됐다.
양지회를 제외하면 모두 2007년 대선을 전후해 설립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활동을 한 보수 성향 단체들이다.
한국자유연합은 보수논객인 김성욱씨가 주도해 세운 단체다. 일부 언론은 그가 국정원의 자금 지원을 받아 사이버 외곽팀 중 하나인 '알파팀'을 이끌며 댓글 공작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생경제정책연구소는 보수단체인 뉴라이트전국연합을 이끈 김진홍 목사가 창립을 주도해 초대 이사장을 지낸 단체다.
늘푸른희망연대의 경우 2007년 대선 당시 이 전 대통령 지지단체인 '이명박과 아줌마부대'에서 활동한 차미숙 회장 주도로 설립됐다.
수사팀 관계자들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저장 자료와 각종 문서, 장부,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특히 양지회 압수수색에서는 회원명부를 비롯해 이사회 회의록과 단체 임원의 다이어리 등을 확보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외곽팀의 주된 활동 기간이 2009∼2012년으로 이미 5년 이상 지나 디지털 증거 수집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는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국정원 심리전단 산하 사이버팀이 민간인으로 구성된 30개의 외곽팀을 운영했다는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었다.
TF는 특히 국정원 퇴직 직원을 비롯해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지한 보수성향 단체의 핵심 회원들이 사이버 외곽팀의 주축이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국정원의 수사의뢰를 받은 검찰은 전날 수사에 본격 착수하면서 외곽팀장과 댓글 공작에 관여한 정황이 있는 전∙현직 국정원 직원들을 출국금지했다.
수사팀은 사이버 여론조작을 주도한 국정원 심리전단 관계자들과 외곽팀 활동 민간인들 사이의 금융거래 내역을 파헤치면서 관련자들을 줄줄이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