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부제 드링크' 안전성 분석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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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제 드링크' 안전성 분석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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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제 기준을 초과한 생약/한방 드링크가 무려 12년간 유통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드링크 약품 속 방부제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준을 초과한 14개 생약/한방 제품 외 나머지 드링크류의 방부제 양은 안전한 수준일까.

◇"벤조산, 유전자손상, 과잉행동과 연관" 보고 = 8일 제약업계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시중 유통 중인 드링크류는 대부분 안식향산나트륨을 기본적으로 함유하고 있다.

'자양강장제'로도 불리는 피로회복 드링크와 마시는 소화제, 쌍화탕은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안식향산나트륨이 들어 있다.

제품에 따라서 안식향산 외에 파라옥시안식향산과 디히드로초산 등 2~3종이 들어 있기도 하다.

벤조산은 비교적 안전한 첨가물로 분류되지만 지난 2007년 영국에서 DNA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또 같은 해에 벤조산이 일부 색소와 함께 존재할 때 과잉행동(Hyperactivity) 유발 가능성이 있다는 영국 식품안전청(FSA)의 연구용역 결과가 공개됐다.

당시 영국 정부는 벤조산을 금지하지 않았지만, 논란이 확산되자 업계가 자발적으로 벤조산 사용을 중단했다. 코카콜라는 지난 2008년 벤조산을 다른 첨가물로 대체했다.

최근 음료에서는 벤조산이 거의 쓰이지 않는 추세다.

식약청 이영자 첨가물기준과장은 "벤조산이 비타민C와 함께 존재할 때 발암물질인 벤젠을 형성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일반인에 알려진 이후 식품에서는 (벤조산이) 점차 쓰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벤조산, 섭취허용량 초과하기 쉬워" = 드링크 속 벤조산의 안전성과 관련 보건당국은 매일 많은 양의 드링크를 먹지 않으면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식약청이 말하는 '많은 양'은 성인의 경우 드링크 4~5병밖에 되지 않는다.

식품첨가물 섭취량의 안전성을 따질 때 보건당국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값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 합동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가 설정한 일일섭취허용량(ADI)이다.


벤조산의 ADI는 5㎎/㎏b.w./day로, 체중 60㎏의 성인은 하루 300㎎ 이하로 섭취하면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100㎖짜리 드링크에 들어 있는 안식향산나트륨의 양은 60~70㎎이므로 드링크 약 5병을 마시면 허용량을 초과하게 된다.

체중 50㎏인 여성이라면 4병이 넘으면 허용량을 초과하는 벤조산을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식품이나 다른 의약품을 통해서도 방부제에 노출되는 점을 고려하면 더 쉽게 허용량을 초과할 수 있다.

식약청 김혜수 의약품기준과장은 "다른 첨가물의 경우 1회 분량의 수십배 이상을 섭취해야 ADI에 도달하는 데 비해 벤조산은 실제 함유량과 허용량에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드링크류를 자주 섭취하는 운전기사 등은 자신도 모르게 허용량 이상의 벤조산을 섭취할 수 있다.

김 과장은 "소비자들이 벤조산을 쓰는 드링크류는 식품이 아니라 의약품이라는 사실을 간과하는 것 같다"면서도 "벤조산의 특징을 고려할 때 드링크의 방부제 사용량 기준을 바꾸는 등의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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