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쇼핑몰 신세계몰이 해외 구매자들에 대한 응대 시스템이 부실했던 것으로 확인돼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국내 고객센터와의 전화통화가 불가능하다는 해외 현지 소비자제보가 발단이 됐다. 이를 확인한 신세계몰 측은 오류를 인정한 뒤 개선작업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온∙오프라인 유통사업의 시너지를 높인다는 취지로 최근 신세계몰을 인수한 ㈜신세계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닥친 셈이다.
◆ '1588'연결, 오로지 국내에서만?
제보에 따르면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씨는 지난달 신세계몰에서 몇 가지 제품을 구입했다. 배송지는 국내에 머물고 있는 부모님 댁으로 설정했다.
그런데 이중 일부 제품이 품절됐고, 김씨는 환불을 위해 '카드 재승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 일괄적으로 적용된 카드결재 금액을 취소한 뒤, 배송된 제품가격만 다시 결제해야 하는 상황.
신세계몰 측은 자사 고객센터에 유선상으로 카드번호 및 비밀번호를 전달해야 해당 절차를 밟을 수 있다며 '1588'로 시작하는 센터 측 전화번호를 김씨에게 넘겼다.
김씨는 이 번호로 수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불가능했다. 신세계몰 측에 답답함을 호소했지만 "직통번호(신세계몰)와는 상관 없으니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보라"는 무책임한 답변만 되돌아 왔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김씨는 "소비자의 불편을 나 몰라라 하는 신세계몰 측의 방만한 태도에 화가 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신세계몰 측은 고개를 숙였다.
이 업체 관계자는 "국가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해외에서 '1588'로 시작하는 국내 번호로 연결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사례가 흔치 않아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안내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 "문제 개선할 것"… '사후약방문'
이어 그는 "'1588'로 시작하는 번호가 아닌 다른 번호를 통해서도 (고객센터 측과) 연락할 수 있도록 공지하고 문제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사후약방문'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난과 더불어 신세계 몰 측의 고객응대 시스템 전체를 재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고 있다.
한 소비자는 "업체 측이 해외에 거주하는 소수의 소비자는 '고객'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처음부터 해외 소비자의 불편사항에 귀 기울였다면 문제가 이렇게까지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전화통화 불능으로 인해 소비자 불만이 야기됐다는 것 자체가 (고객응대) 시스템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증거"라며 "이 기회에 불친절한 직원들을 비롯 고객응대 관련 부서에 대한 대대적 재교육 및 시스템 개량을 전사적 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신세계는 지난 2월 백화점 부문 온라인몰인 신세계몰을 신세계I&C로부터 126억원에 양수했다.
신세계몰은 방문자 수 기준 종합온라인몰 업계 4위, 매출은 지난해 4000여억원으로 인터파크(1조4829억원), GS샵(5631억원), 롯데닷컴(5228억원), CJ몰(4739억원)에 이어 5위를 각각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