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만 넘기면 된다는 업체 측의 행태에 진절머리가 난다."
롯데제과가 잇따른 제품 속 이물질 출현에 신음하고 있다. 이번엔 살아있는 '벌레떼'가 과자제품 '칙촉' 속에서 발견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자사 대표 과자제품인 '빼빼로'에서 최근 '화생공나방'이 발견(본보 3월 31일자 참조)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시점과 맞물려 논란은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롯데제과 측은 '유통과정 중의 문제'라는 입장이나 이 회사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극에 달하고 있는 분위기다.
◆ '꿈틀꿈틀' 애벌레가
제보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가족들과 함께 '칙촉'을 먹던 A씨는 이물감으로 인해 제품 속을 확인하던 중 크게 놀랐다. 정체 불명의 징그러운 '애벌레 떼'가 득실거리고 있었다.
A씨가 발견한 벌레 중 일부는 꿈틀꿈틀 살아 기어 다닐 정도였다.
경악을 금치 못한 A씨는 급히 롯데제과 고객센터에 항의차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창립기념일이라 업무를 하지 않는다'는 안내 멘트만 계속될 뿐이었다.
업체 측에 불만 제기 조차 하지 못한 A씨는 "앞으로는 롯데제과가 만드는 과자를 먹지 않겠다"고 격분했다.
롯데제과 측에는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기자의 진위여부 확인요청에 반나절 이상을 소요했을 정도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담당직원이 방문해 확인한 결과 제품에서 발견된 것은 '화랑공나방애벌레'"라며 "유통과정 중에 혼입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해당 벌레가 날카로운 톱니모양의 이빨을 이용해 제품 포장을 뚫고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부연이다.
그는 "소비자가 문제의 제품 수거를 원치 않아 현재 (문제의 제품은) 소비자가 보관하고 있는 상태"라며 "(롯데제과가) 식품의약안전청에 (A씨 사례에 대한) 자진신고를 마쳤다"고 주장했다.
◆ 벌레에 취약한 포장재질, 알고서도 '무대책'?
아울러 "(애벌레 같은 이물질이 들어가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포장재질 및 유통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자체적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포장지를 특수재질로 바꿀 경우 비용이 많이 드는 어려움이 있다"고 언급, 현실적 고충을 일부 토로하기도 했다.
'화랑공나방애벌레'로 대표되는 각종 벌레들의 침투가 용이한 포장재질의 문제점이 이미 제과-제빵업계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여론은 따가웠다.
한 소비자는 "포장지 개선이나 유통과정 혁신이 없는 이상 A씨와 같은 피해자는 계속적으로 발생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빼빼로'나 '칙촉' 등 문제가 발생된 제품을 단종시키는 것이 롯데제과 이미지 실추에 따른 비용보다 이득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유사사건 재발방지와 관련된 답변은 어디에도 없다"며 "이번만 넘기면 된다는 업체 측의 행태에 진절머리가 난다"고 일갈했다.
그는 "같은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기 전 롯데제과 측이 먼저 나서 공정시스템을 비롯한 유통과정을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롯데제과는 자사 '허쉬너겟토피향 아몬드' 제품에서 최근 비닐이 검출돼 식약청으로 부터 식품위생법 제7조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