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경제권의 제조업 경기에 생기가 돌고 있다. 어렵기만 했던 미국의 고용시장도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우리 경제도 이 같은 세계 경제의 회복세와 함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제조업 생산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고 수출도 2008년 경제위기 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에따라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가 예상한 5%를 넘어설지 관심이다.
다만 하반기 이후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고 고용 문제와 대외 여건, 각국의 출구전략 시기 등이 경제 전망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세계 제조업 청신호
이달 들어 발표된 세계 주요 경제권의 제조업 관련 지표는 파란불 일색이었다.
1일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3월 제조업 지수는 59.6으로 2월의 56.5보다 높아지며 8개월째 기준치인 50을 넘었다. 2004년 이후 6년만의 최고치다.
이 지수는 50에 못 미치면 제조업 경기의 위축을, 50 이상이면 확장을 의미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제조업 지표인 3월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전달보다 2.4포인트 오른 56.6으로, 6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40개월래 최고를 기록했다.
중국과 일본의 제조업 지표도 호전됐다.
중국의 3월 PMI는 55.1로 전달보다 3.1포인트 상승하면서 13개월째 기준치인 50을 상회했다.
일본은행이 발표한 3월 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단칸)에서 기업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업황판단지수(DI)는 제조 대기업의 경우 마이너스 14로 3개월전 조사 때의 마이너스 25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세계 최대의 소비국인 미국의 고용사정도 나아지고 있다. 이에따라 미국의 고용감소에 따른 소비위축과 이로 인한 세계 경제의 부진이라는 악순환이 해소될지 관심이다.
지난 2일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일자리수는 16만2천개 늘어나 3년 만에 최대의 증가폭을 나타냈다. 이런 고용증가 규모는 2007년 3월 이후 최대로,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미국의 실업사태가 완화되는 조짐을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3월 실업률은 9.7%로 3개월째 현상유지를 했다.
유럽 최대의 경제국인 독일도 3월 실업자 수가 2월보다 3만1천명 줄어든 338만명으로 집계됐고 실업률도 8.1%에서 8.0%로 떨어졌다.
◇ 한국경제 성장 전망 상향 기대
세계 경제의 회복은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수출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3월 수출은 376억8천만달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1% 증가하면서 세계 경제위기 전 수준을 회복했다.
수출 증가는 제조업 생산 증가세에서도 확인된다.
통계청의 2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광공업 생산은 작년 동월보다 19.1% 증가했다. 전달인 1월에 비해서도 3.6% 늘어났다.
제조업 체감경기 지수도 7년 반 만에 최고치에 달했다.
한국은행이 전국 2천310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달 30일 발표한 `3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업황 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99를 기록해 지난달보다 5포인트 오르며 기준치인 100에 육박했다.
실물경제의 이런 회복세는 한국 경제가 올해 예상보다 더 성장할 것이란 기대를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5일 열린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경제성장률이 한은 예상치인 4.6%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예상한 5%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경기회복세와 내년의 세계 경제 전망이 밝은 점을 감안할 때 정부의 전망치도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 등을 수립할 때 높아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당초 4.6%로 봤는데 소폭 상향 조정할 가능성 있다"며 "세계 경제와 더불어 우리 경제도 2분기부터 회복세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계 및 우리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런 회복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수 있을 것이냐 하는 점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경기 선행종합지수 전년동월비가 지난 1월 -0.3%포인트에 이어 2월에는 -1.0%포인트를 기록하며 2개월째 하락했고, 이는 하반기 경기가 둔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초점은 하반기인데 산업활동동향에서 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하강해 경기 상승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하반기 하강 가능성을 감안해 4%대 성장률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