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규모가 34억원은 돼야 우리나라에서 부자로 볼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 한길리서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25∼26일 전국 성인 남녀 1천명을 상대로 전화 조사를 벌여 `재산이 얼마나 있어야 부자라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을 평균 계산한 결과, 현금ㆍ부동산ㆍ주식 등을 합친 총 자산 기준으로 33억8630만원이 나왔다는 것이다.
이 연구소가 조사한 '부자의 기준'은 2006년 20억3천만원, 2007년 27억6천만원, 2008년 35억870만원으로 높아지다 2009년 30억2400만원으로 낮아졌으나 다시 올해 3억여원이 늘었다.
하지만 '자신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희망적인 응답을 한 비율은 41.6%(확실히 가능하다 6.9%, 어느 정도 가능하다 34.7%)로 10명 중 6명은 자신이 부자가 될 가능성이 작다고 보거나 불확실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평균 14.9년이 걸려야 이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부자가 되기 위한 재산 증식 방법으로 '부동산 투자'를 꼽은 응답자가 38.4%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일(25.3%), 저축(14.9%), 주식ㆍ펀드(11.5%) 순이었다.
한편 응답자의 77.9%가 한국의 부자들이 재산을 늘리는 방법이 비합법적이라고 봤으며, 부자를 존경한다고 답한 비율도 22.1%에 그치는 등 아직 한국 사회에서 부자에 대한 반감이 작지 않음을 보여줬다.
홍형식 연구소장은 "부자의 기준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또 부를 축적하는데 일반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투기적 방식'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부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