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가 국내외 성장 부진에 울상이다.
에잇세컨즈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간판 브랜드 '빈폴'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2012년 출범했다. 에잇세컨즈는 실적 반등을 노리는 삼성물산 패션의 '구원 투수' 역할이었지만, 경쟁사보다 성장세가 주춤한 상태다. 여기에 '사드 후폭풍'이 더해져 중국 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27일 의류업계에 따르면 에잇세컨즈의 매출은 2013년 1200억원, 2014년 1300억원, 2015년 1500억원으로 매년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게 업계 추정이다.
이는 출범 당시 회사 측이 잡은 매출 목표 2015년 4000억원, 2020년 1조5000억원과는 큰 차이가 있는 더딘 성장세다.
'유니클로'와 '자라' 'H&M' 등 디국적 SPA '빅3'의 외형과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니클로를 운영 중인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1822억원을 올려 전년보다 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라리테일코리아 매출은 3451억원으로 19%(546억원) 급상승하면서 처음으로 3000억원 고지를 넘었다. 영업이익도 225% 초고속 성장한 260억원.
H&M을 운영하는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는 국내 진출 7년만인 지난해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스파오의 지난해 매출은 25% 증가한 3000억원으로, 매년 20% 이상의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다. 탑텐도 지난해 매출 2000억원을 넘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5년 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자 에잇세컨즈를 앞세워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당시 이 회사는 남성 캐주얼 브랜드 '엠비오'와 액세서리 브랜드 '라베노바' 등 일부 브랜드를 철수하는 초강수를 뒀고 조직개편을 통해 에잇세컨즈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상하이에 첫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대형 매장)를 개설하고 대규모 프로모션(판촉활동)을 진행했다.

'에잇세컨즈 상하이'와 '에잇세컨즈 상하이 트레이딩'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각각 47억원, 2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초기 투자비용 등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이라는 평가지만 사드 여파로 중국에 진출한 국내 유통업체들이 고전하고 있어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에잇세컨즈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게 사실"이라며 "알맞은 사업 여건과 시기가 파악되면 단계적으로 중국 내 출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