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은 30일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사고에서 56명을 구조한 해경 경비함정 501함에서 사고 직후 상황을 촬영한 동영상을 취재진에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501함이 지난 26일 밤 인천 백령도 근해에서 발생한 해군 초계함 침몰사고를 통보받고 현장에 도착해 초계함 승조원들을 차례로 구조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116분 분량의 영상은 501함에 탑재된 고속단정 1척을 크레인을 이용해 물 위로 내리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6.9m 길이의 고속단정 1호는 경광등을 번쩍이며 바다 위 칠흑 같은 어둠을 가로질러 침몰 중인 초계함 선체 옆에 바짝 붙었다.
선체는 물에 반쯤 가라앉은 채 오른쪽으로 90도 기울어져 있어 뱃머리 부분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보였다.
해군 고속정들과 501함이 사고해역으로 비추는 서치라이트 불빛 속에서 갑판에 솟은 마스트와 2개의 포, 국적 식별을 위해 붙여놓은 태극기의 모습이 선명히 보였다.
1차 구조를 마치고 돌아온 고속단정에는 생존자 12명을 포함해 모두 16명이 타고 있었다.
501함 옆에 갖다 댄 고속단정이 파도 때문에 심하게 흔들리는 가운데 흰색 긴 팔 티셔츠를 입은 해군 장병 1명이 501함 난간을 붙잡고 올라가며 처음으로 구조됐다.
이 장병에게는 상처를 입었거나 두려워하는 표정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비교적 차분하게 선박 위로 오르는 모습이었다.
초계함의 선수는 얼마 후 끄트머리만 남겨놓은 채 대부분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침몰 중인 선수에서 초계함 고유 번호인 '772'가 눈에 띄었다.
501함의 구조활동이 포대, 조타실 위 등 물 위로 나온 선수에서 이뤄진 것은 맞지만, 사방이 온통 어두워 선미의 모습과 선체의 두 동강 여부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해경은 이날 동영상 공개가 침몰 당시 상황과 사고원인 규명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