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아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상대로 이혼조정을 신청, 위자료 산정 '경우의 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법원의 위자료 중재로 마무리 수순을 밟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의 이혼 소송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이 사장이 민감한 자산보유 현황 자료들을 법원에 제출하면서 편법승계의혹의 중심에 다시 서고 있다.
이 사장의 경우 '불법이익환수법' 이른바 '이재용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경우 수천억 원을 토해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향후 전망을 문답형식으로 정리했다.
Q.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의 이혼 소송이 마무리 단계였는데.
== 그렇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권양희 부장판사)는 최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청구한 이혼소송을 받아들였다.
재산분할을 위해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에게 86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015년 2월 공식적으로 발발한 두 사람의 감정싸움에 마침표가 찍히는 듯 했던 게 사실이다.
Q.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말인가?
== 두 사람의 입장은 다르다.
임 전 고문은 법원의 중재를 거부할 명분을 찾기 어렵다. 이 사장의 자산 형성과정에서 임 전 고문의 '역할값'이 86억 원 수준에 불과했던 것으로 결론 났기 때문이다.
당초 임 전 고문은 이 사장의 자산을 감안해 당초 1조2000억 원대 재산분할을 청구했었다. 이 사장의 보유재산은 1조7000억 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사장 스스로 편법상속을 자인했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임 전 고문은 오랜 소송에서 발을 빼게 된 데 반해 이 사장은 또 다른 소송에 엮이게 되는 각자 다른 길을 걷게 됐다.
Q.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저격수' 역할을 하고 있다.
== 맞다. 박 의원은 이 사장 자신이 재산 형성에 직접 가담한 경우 거액을 임 전 고문에 내줘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고 보고 있다. 임 전 고문의 재산분할 요구가 통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 의원은 "이 사장이 재산분할을 피하고자 인정한 편법상속은 이 사장의 재산 환수를 위한 증거자료가 될 것"이라며 "불법이익환수법이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불법이익환수법은 50억 원 이상의 횡령 배임이 선고된 사건에 대해 그 범죄 수익을 소급해 환수토록 하고 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폐기, 올해 2월 말 다시 발의됐다.
Q. 이 사장 나름의 계산이 서지 않았겠나.
== 이 사장은 편법상속 리스크를 안더라도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게 재산을 증여 받은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장 임 전 고문에게 거액의 재산을 분할해 주느니 시간차를 두고 불법이익환수법에 대비하는 게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겠나.
금액적으로도 재산분할보다 저렴한 3000억 원 대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물론 해당 법안이 재 폐기될 수도 있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Q.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자연스런 재산형성이란 반론도 있다.
== 간단히 말해 10년 전 삼성물산과 현재의 삼성물산 가치 자체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졌다는 얘기다. 실제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은 25일 오전 10시 현재 27조3154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전체 7위에 해당한다.
이 사장은 혼인하기 이전 수입이 거의 없던 시기인 1995년 9월∼1997년 6월 경 이 회장으로부터 모두 167억1244만9730원을 증여 받았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인수와 삼성물산 주식 매입 등을 거치며 자산이 크게 불었다. 2017년 현재 이 사장의 주식재산은 1조6000억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Q. 삼성가 전반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 전반적인 환경은 이 사장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자칫 이 사장 자신으로 인해 오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동생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패션부문장)에게 불똥이 튈 개연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탓이다.
개인사가 가족사로 번지는 상황은 아무래도 이 사장 입장에서 엄청난 심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