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철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29일 올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올리고 1조원 규모의 차입금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 사장은 이날 이천 본사에서 취임식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은 채 올해 사상 최대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이닉스가 기록한 연간 최대 매출은 2007년의 8조6천억원이다.

그는 또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연간 4조원 이상의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 차감전 영업이익)가 나와야 회사가 운영된다"며 연내에 차입금을 1조원가량 줄이고 7조원선인 총차입금을 3년 내에 4조원 이하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1조5천억원 선인 현금보유고를 더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2조3천억원으로 계획된 올해 설비투자의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객들이 100을 달라 하면 60밖에 주지 못할 정도"라면서 "공급부족이 지속된다면 주주단과 협의해 설비투자 확대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사장은 신사업보다는 기존의 핵심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시스템 LSI 사업에 대해 "지금은 메모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면서 "이 사업에서 후발업체들이 넘보지 못하는 확고한 경쟁우위를 확보한 뒤 여력이 있을 때 선택적으로 관련 분야에 진출하는 게 정도"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D램 등 기존 사업의 미세공정이 심화돼 대규모 선도투자와 원가절감만으로 경쟁할 수 없는 상황임을 지적하면서 "모바일 D램 등 고부가가치제품의 비중확대와 설계기술, 응용기술 및 고객요구에 부응하는 솔루션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술공정 면에서 올해 44나노 제품의 양산을 개시하고, 이미 개발을 발표한 26나노 공정의 낸드 플래시 제품과 38나노 공정의 D램 제품의 연내 생산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권 사장은 낸드 플래시의 시장점유율 하락에 대해 "26나노 양산이 시작되면 경쟁업체와 대동소이한 기술력을 갖게 되므로 점진적으로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하이닉스 매각문제와 관련, "반도체업의 특성과 한국 경영문화의 특성상 사업 육성의지와 재무적 여력이 있는 훌륭한 주인이 있을 때 장점이 많다"며 "주인을 찾는 게 어렵다면 채권단과 협의해 대안적 지위를 모색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하이닉스의 단골 인수후보로 꼽히는 LG그룹에 대해서는 "훌륭한 잠재적 주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LG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불거진 반도체 기술유출 논란에 대해서는 "사법절차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대한 협조할 것이나 하이닉스는 우리 기술진이 만든 기술로 운영된다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