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에는 발달한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통과하면서 5mm 안팎의 비를 뿌린 뒤 돌풍과 황사를 몰고 왔다. 이날 저녁 흑산도의 미세먼지 농도가 사상 최고치(2천847㎍/㎥)를 기록하는 등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황사가 관측됐다.
저기압이 비교적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 대기 상층부의 미세먼지가 가라앉을 시간이 적었기 때문에 중국이나 일본보다 우리나라의 피해가 크지 않았던 점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22일에는 수도권과 강원 등에 비가 내리다가 기온이 떨어지면서 눈과 진눈깨비로 변했다.
당초 기상청은 이 지역 강수량이 5mm 내외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레이더 관측에 따르면 이번 눈구름대가 오후 들어 서울 근방에 머무르는 징후가 보여 서울 등에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눈이 내릴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이날 중국 북서부 등에서 또 황사가 발생해 23∼24일께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것은 해마다 이맘때면 우리나라 남쪽의 고온다습한 해양성 기단과 북쪽의 한랭건조한 기단이 세력 다툼을 벌이는 점이 근본 이유다.
이때 남서쪽에서 오는 저기압이 우리나라에 접근하면 봄비가 내리고, 북서쪽에서 강한 바람이 불어 오면 우리나라에 황사가 올 가능성이 커진다.
즉 봄 날씨 변덕은 겨울철 기압 배치가 봄철 기압 배치로 바뀌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이라는 게 원론적 설명이다.
특히 최근에는 상층 대기와 하층 대기의 움직임이 다르고 남한 내에서도 수도권과 강원 등 북쪽과 영남, 호남 등 남쪽이 현격히 다른 기압배치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기상 전문가들도 올봄 유난스럽게 변덕스러운 날씨의 원인을 명쾌하게 분석하거나 장기 예측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22일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 내린 눈과 비는 주로 한반도 대기 상층에 머무르던 한기가 하층으로 내려와서 생긴 것으로 보이지만, 남부에 22일 밤부터 내릴 비는 남서쪽으로부터 습기가 공급되면서 만들어진 것이어서 메커니즘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복잡한 원인이 얽혀 있고 딱 부러지는 설명을 내놓기가 쉽지 않아 분석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다음주부터는 비의 빈도가 점차 줄어들면서 어느 정도 건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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