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칩을 탈부착하는 2세대(2G) 모바일 신용카드에서 무선으로 복수의 신용카드를 유심(USIM) 칩에 내려받는 3세대(3G) 모바일 신용카드까지 나왔다.
이 과정에서 무선인식(RF) 통신방식에 기반을 둔 비접촉식 결제기술의 보급과 이동통신사들의 결제 단말기 보급은 모바일 신용카드 상용화에 기여했다. 최근에는 휴대전화에 여러 장의 신용카드와 멤버십 카드는 물론이고 개인 신분증과 회사 출입증까지 집어넣는 스마트지갑 기술까지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모바일 신용카드가 보편적인 서비스로 정착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어떤 가맹점에서도 휴대전화로 결제할 수 있는 수준까지 모바일 결제용 단말기 보급이 이루어져야 하고 결제할 때 고객이 직접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보안상의 약점도 극복해야 한다.
◇카드업계 "올해 모바일 고객 수십만명으로 급증"
모바일 신용카드는 무선 인터넷을 통해 3G 휴대전화 내 USIM 칩에 신용카드를 내려받는 방식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
이동통신사 가입 고객이 모바일 신용카드 발급을 신청하면 카드사가 심사를 거쳐 휴대전화 발급 가능 메시지(SMS)를 전송하고, 고객이 다운로드를 선택하면 본인 확인을 거쳐 신용카드 기능이 USIM 칩으로 옮겨진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 3G 기반 모바일 신용카드 발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신한카드가 유일한데 작년 말 현재 2천500명이 모바일 신용카드를 내려받았다.
카드업계에선 올해 중 모바일 신용카드 고객이 수십만 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 카드사가 통신과 신용카드를 융합한 상품을 쏟아내면서 모바일 신용카드 서비스가 한층 개선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휴대전화에는 여러 장의 카드와 멤버십 카드를 동시에 넣을 수 있고 가맹점에서 최적의 결제방식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서비스도 가능하다.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하다가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고, 휴대전화 GPS 위치정보를 활용해 주변 가맹점을 안내하거나 해당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을 전송하는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은행계 카드사를 회원으로 거느린 비씨카드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모바일 신용카드 발급을 시작해 올해 안에 10만 장 정도를 발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신한.삼성.현대.롯데카드 등 전업 카드사가 발급하는 모바일 신용카드를 포함하면 연말까지 수십만 장이 공급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동통신사들도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시장규모가 급격히 커질 모바일 신용카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하나카드 지분 49%를 인수한 SK텔레콤은 내달 중순부터 '스마트페이먼트'라는 이름의 신개념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개시한다.
KT도 모바일 신용카드 서비스 확대를 위해 전업카드사들과 접촉하고 있고 비씨카드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비씨카드를 인수하고 나서는 비씨 회원사에 새로운 융합 서비스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휴대전화에 신용카드를 물론이고 각종 신분증까지 집어넣는 기술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비씨카드는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모바일 신용카드 결제 및 보안기술 연구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비씨카드와 ETRI는 2013년까지 휴대전화에 신분증, ID, 신용카드, 멤버십 카드, 각종 쿠폰을 담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지갑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모바일 단말기 150만대 보급돼야
지금은 모바일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고객도 기존 플라스틱 카드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이동통신사들이 공급한 모바일 결제용 단말기(일명 동글이) 20만여 대 중 실제 이용되는 단말기는 약 7만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 신용카드 결제가 이루어지는 유효 가맹점 150만개의 4.6%에 불과한 수준이다.
따라서 모바일 신용카드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어디서든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수준까지 대당 20만 원 수준인 단말기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 전국 150만 가맹점에 단말기를 공급하려면 약 3천억 원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카드업계에선 올해 안에 100만대 이상의 모바일 결제용 단말기가 공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 신용카드 시장의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유선 통신이 강점을 가진 KT는 기존 전화선을 이용해 단말기를 공급하는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전화기에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칩을 심는 방식으로 단말기를 공급하면 비용이 절약되기 때문이다.
결제할 때마다 고객이 직접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불편함도 모바일 신용카드 보급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플라스틱 카드로 결제할 때 사인하는 것보다 불편한 데다 비밀번호가 유출될 수도 있다는 걱정도 생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휴대전화는 분실하기 쉬워 본인 인증절차가 필요하다"며 "전자사인처럼 보안성을 갖췄으면서 본인 인증이 가능한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앞으로 이통사와 카드사가 제휴해 모바일 신용카드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설 텐데 배타적인 계약을 하기보다는 각사가 오픈 시스템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모바일 결제용 단말기 보급과 함께 최근 늘어나는 모바일 해킹에 대비해 보안시스템을 제대로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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