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의 선택…블라인드 펀드에 돈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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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손'의 선택…블라인드 펀드에 돈 몰린다
  • 우선미 기자 wihtsm@naver.com
  • 기사출고 2017년 02월 09일 0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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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우선미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들이 올 상반기 대대적인 신규 블라인드 펀드 결성에 나선다. 블라인드 펀드란 투자할 자산을 세부적으로 정하지 않고 자금을 미리 모아둔 형태를 뜻한다.

◆ '토종' PEF 프랙시스·JKL, 블라인드 펀드 조성 '막바지'

8일 IB업계에 따르면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이하 프랙시스)와 JKL파트너스(이하 JKL)의 블라인드 펀드 조성이 거의 막바지 단계에 다다랐다.

설립 5년차인 프랙시스는 지난해 말 산업은행의 국내 PEF 블라인드 펀드로 선정돼 600억원 약정을 받은 이후 1500억원을 목표로 2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7월 한국콜마의 500억원대 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에 성공해 출발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BW 인수조건은 만기 6년, 이자율 1%다.

프랙시스의 최근 투자로는 해산물 뷔페 체인점 '토다이', 전자책 유통플랫폼인 '리디' 등이 있다. 지난 1년 반 동안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거의 대부분 소진했다.

JKL은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 등을 대상으로 최소 5000억원 규모 4호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위해 자금 모집에 착수했다. 투자 기간은 최장 3년 6개월이다. 소진율이 90%에 달하는 3호 펀드의 300억원 규모의 투자 집행을 1분기 중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펀드를 결성하는 이유는 2015년 초 국민연금, 한국성장금융 등이 투자자로 참여해 3350억원 규모로 결성한 3호 블라인드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펀드는 패션그룹형지로부터 분할한 '까스텔바쟉'에 450억원을 투자했고 자금 일부는 1조원 규모 팬오션 인수에 투입하기도 했다. 이 펀드의 소진율은 8일 기준 80%에 달한다.

◆ '샛별' PEF 글랜우드·도미누스·이지스, '실탄 준비 완료'

이 외 '샛별 PEF'라는 별명을 얻은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도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준비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동양매직을 성공리에 매각하면서 불과 2년 만에 두 배 이상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NH-글랜우드 PE 컨소시엄은 2014년 동양매직 지분 100%를 2800억원에 매수한 후 6100억원에 매각해 3300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지금까지 투자손실 없이 승승장구 해 온 도미누스 인베스트먼트는 약 3500억원 규모의 3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곧 완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주로 해외 국방부 직할부대 및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블라인드 펀드 설정 채비에 나섰다.

◆ 큰 손의 거액 투자 vs 낮은 소진율 '이면'

IB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블라인드 투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국내시장의 '큰 손' 연금, 공제회 등의 PEF 투자가 늘고 있는 추세 속에 블라인드 펀드의 자금력으로 신속한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기금·공제회의 PEF 출자 규모는 3조원, 블라인드펀드에 투입되는 자금은 55%에 달한다.

지난 7일 군인공제회는 최근 저성장 저금리 상황을 극복하고 포트폴리오 안정성 및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내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 8곳을 선정하고 1200억 원의 출자를 확약했다.

지난해 6월 교직원공제회는 최근 미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누버거버먼이 모집 중인 블라인드 펀드에 5000만달러(약 566억원)를 투자키로 결정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투자자들의 적극적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하는 분위기와 맥락이 닿아 있다"며 "해외 기관들은 작년 한해 동안 여의도 IFC 빌딩, 강남 캐피탈 타워, 도심의 HSBC빌딩 등에 투자하는 등 입김이 세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JKL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먼저 투자처 될만한 부동산을 먼저 결정하고 찾아 놓고 기관·해외투자자와 접촉해 투자 신속도가 떨어졌다"며 "블라인드 펀드가 만들어지면 투자처를 결정하는 즉시 자금을 쏴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블라인드 펀드 조성 시 걱정해야 할 부분도 존재한다. 자금을 미리 모아놓고 투자처를 결정하는 이 펀드의 성격상 PEF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도가 없으면 조성이 불가능하다.

또 기존 블라인드 펀드의 낮은 소진율이 골칫거리로 남아 있다. 지난 2015년 5000억원대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 한 PEF의 경우 현재 소진율은 약 60%로 정도로 낮은 편이다. 지난해 국민연금, 경찰공제회 등이 선정한 일부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들도 투자 집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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