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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미래에셋생명(대표 하만덕)이 영국계 보험사 PCA생명 인수에 성공, 총자산 5위 자리를 넘보게 됐다.
소형 보험사지만 변액보험 '강자'로 평가되는 PCA생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긍정적이다. 보장성 보험과 변액보험에 동시 집중하는 미래에셋생명의 투트랙(two-track) 전략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 '변액보험 강자' PCA생명 품었다…"투트랙 전략 기대"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PCA생명 지분 전량을 1700억원에 현금 취득하는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체결했다.
미래에셋생명은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2달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며, 승인을 얻으면 PCA생명은 공식적으로 미래에셋생명의 품에 안기게 된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 이슈로 보험사 인수∙합병(M&A)이 난황을 겪는 가운데 체결된 계약이어서 더욱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홍콩·중국 등 외국계 자본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업계에서는 인수가액이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절반에 그친 1700억원에 가격이 형성된 점이 고무적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인수로 변액보험 경쟁력을 강화하게 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은 2020년 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변액보험 판매 전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PCA생명은 6월말 기준 자산이 5조2629억원의 소형 회사다. 하지만 변액보험 책임준비금은 3조8000억원으로 '업계 7위' 수준이다.
한국 PCA생명의 모회사인 영국 푸르덴셜생명은 IFRS4 2단계와 솔벤시2 도입에 대비해 철저하게 수익성 위주로 상품판매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왔다. 영업도 변액보험에 집중해왔다.
따라서 미래에셋생명은 이번 인수로 PCA생명이 설계사와 판매 채널 등을 활용, 시너지 효과를 꾀할 수 있게 됐다.
◆ 업계 6위→5위 '껑충'…"RBC비율∙인수가액 적정"
'통합 미래에셋생명'의 몸집은 업계 6위에서 5위로 상승하게 됐다.
지난 6월 기준 총자산은 미래에셋생명 27조6000억원, PCA생명 5조2000억원이다. 이를 합산한 총자산은 33조2000억원으로 ING생명(31조2000억원)을 앞지르게 된다.
이번 합병을 바라보는 업계 시선도 긍정적이다. PCA생명의 자본과 부채 적정성이 매우 우량해 미래에셋생명의 건전성 부담이 낮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2분기 RBC비율은 PCA생명이 397.81%로 오히려 미래에셋생명(278.14%)보다 높았다.
부채적정성평가(LAT)에서도 PCA생명은 결손항목 합계가 62억으로 자기자본의 2.1%에 불과했다. 이는 웬만한 손해보험사보다 낮은 수준이다.
동부증권 이병건 연구원은 "미래에셋생명이 PCA생명을 인수해 단순합병하는 것을 가정할 경우, 인수대금을 미래에셋생명이 전액 부담함에도 불구하고 RBC비율은 278%에서 268%로 소폭 하락하는데 그칠 것"이라며 "실제로는 자산, 부채가 뒤섞이면서 금리위험 등이 일부 상쇄돼 RBC비율은 거의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RBC비율 하락이나 증자 등 주주 비용부담 없이 30% 수준의 수익력과 영업채널을 단번에 확대시킬 수 있다"며 "동시에 회계기준과 자본적정성 기준 강화에 대한 준비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 PCA생명 인수 결정은 '대형 호재'"라고 평가했다.
유안타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이번 인수는 매출 증가뿐만 아니라 향후 예정된 회계제도 변경, 자본규제 강화에 대응하는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며 "미래에셋생명 자기자본 규모(2조1000억원)를 고려할 때, 인수 금액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