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적신호'…'생계형 대출'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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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적신호'…'생계형 대출'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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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많은 주택담보대출…정부 정책 효과 없어"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가계부채 규모가 점점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7조5000억원 증가하며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완화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 다양한 대책을 내세웠지만, 증가세는 오히려 빨라만 가고 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특히 주택담보대출 외에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생계형' 대출이 증가세가 가파르다며 '가계대출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가계대출 여전히 '고공행진'…생계형 대출 '급증세'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7조5000억원이 늘어나 9월 증가액 6조원보다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전날 밝혔다.

한국은행은 '2016년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0년에서 2014년 10월 평균인 3조9000억원의 거의 두 배 수준을 보였다. 부동산 경기가 활발했던 지난해 10월 9조원보다는 적다.

10월 말 현재 은행 가계대출 총 잔액은 695조7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벌써 56조6000억원의 가계대출이 발생하며 2014년 연간 가계대출 37조3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은행권 전문가들은 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 78조2000억원 보다는 적은 수치를 보이겠지만 가계대출 억제정책을 내놓은 것에 비해서는 성과가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또한 지난달 은행 대출 7조5000억원 중 주택담보대출이 5조5000억원 늘어나며 여전히 높은 지분이다. 남은 2조는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의 생계형 대출이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가계부채 증가세 완화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관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과는 반대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지난 8월 6조1000억원으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9월 5조2000억원, 지난달 5조5000억원 등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금융당국의 정책이 거의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부의 모순적인 행보도 문제다.

지난달 14일 한국주택금융공사(사장 김재천)는 '보금자리론 대출대상 요건 변경 안내'를 통해 해당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2주 뒤 주택금융공사는 '적격 대출'이 차질없이 공급되도록 4분기에 2조원을 추가 배정했다.

가계대출의 위협을 낮춘다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대출은 규제하고, 금리가 높은 대출을 풀어 버리면서 가계대출의 질을 오히려 떨어뜨린 것이다.

금융당국의 모순된 정책이 고스란히 10월 은행가계대출 현황을 통해 나타났다.

가계부채의 질이 떨어졌다는 것은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항목의 증가세만 봐도 확실히 알 수 있다.

지난달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은 2조원이 늘어 9월 대출 8000억원보다 150% 증가했다.

이는 최근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생계형 대출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10월 누적 10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증가세 8조원을 이미 넘어섰다.

은행권 관계자는 "2015년보다 올해 은행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 나타난다"며 "하지만 이런 현상은 지난해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따른 반사효과로, 실질적인 대출 증가세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특히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가계대출이 '부동산형'에서 '생계형'으로 바뀌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안정적인 금융정책으로 생계형 대출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다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이상의 혼란이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은행권 전문가들은 올해 남은 2달 동안에도 가계부채의 증가세는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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