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매각 본입찰'…후보 17곳 중 절반은 '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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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매각 본입찰'…후보 17곳 중 절반은 '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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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요청'으로 참여…실구매자들 변수는 '주가'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우리은행 매각 본입찰이 11일에 이뤄진다.

본입찰을 앞두고 17곳 적격 예비후보자(쇼트 리스트)가 실사를 끝내며 '민영화' 실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우리은행 매각에 대해 낙관만 하기에는 이르다고 본다. 17곳의 업체 중 과반수가 금융당국의 요청으로 어쩔 수 없이 나온 기업으로 '허수'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입찰에 참여한 대형 금융사들의 경우 '경영에 영향을 줄' 과반수의 지분이 아닌 불과 몇 퍼센트의 지분으로는 '구매 매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주가 변동' 역시 우리은행 구매의 큰 변수가 될 수 있어 11일 당일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단순한 낙관론은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 우리은행 민영화 후보 17곳 중 절반은 '허수'…"금융당국과의 의리 때문"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매각 본입찰이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7곳의 적격 예비후보 중 과반수는 허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17곳의 적격 예비후보자들은 지난달 26일 공식적인 실사를 마쳤다.

앞서 지난 9월 진행된 예비 입찰에서 18개 투자자가 지분 취득 의사를 밝혔다. 이들이 낸 지분투자의향서(LOI)에 나온 매입 규모 합계는 전체의 92~199%에 달했다. 매각 의사를 밝힌 우리은행 지분 30%를 넘는 수치다.

   
 

금융당국은 이 중 17곳의 투자자로 '쇼트 리스트'를 구성했다. 10일까지 실사를 걸쳐 매입 가격과 수량을 확정한 뒤 11일 본입찰에 참가한다.

전체적으로 이전의 실패한 매각과 다르게 긍정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 역시 "민영화에 대해서는 외부의 뉴스와 전체적인 분위기를 통해 긍정적인 흐름이 보인다"고 낙관적인 반응이다.

우리은행 보유 주식 전체의 30%만 매각을 하고, 그것도 분할해서 팔기 때문에 구매 '허들'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에 전체적인 여론은 호의적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구매 매력'이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형 금융기업들의 경우 30% 중 나누면 10%도 되지 않을 지분 때문에 구매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7곳의 후보자 중 자발적으로 참여한 곳은 반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당국에서 입찰에 참여해 달라고 해서 관심이 없지만 '의리상' 참여한 곳이 다수"라고 말했다.

아울러 "다른 증권∙보험사 등에서 불과 10%로 안 되는, 아무런 주주권 행사를 할 수 없는 지분을 구매할 이유가 없다"며 "상황에 따라 또 유찰될 위험도 크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8일 국정감사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우리은행 지분 30%를 매각하는 대로 경영 자율성은 확고하게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의 말대로 금융당국의 개입은 일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된다. 하지만 적은 비율의 지분으로 우리은행 주식을 매입한 곳들도 경영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기는 힘들 가능성이 높다.

이를 감안하고도 구매할 '실 후보자'들에게 가장 큰 변수는 '주가 변동'이다.

7일 현재 우리은행 주가는 1만2450원에 장 마감을 했다. 약 1만2000원대로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아직은 '구매 적정가'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이다.

하지만 1만3000원 이상이 되면 구매자들 입장에서는 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구매 의욕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으로 4일 남은 기간의 주가 변동이 우리은행을 매입할 실구매자들의 구매 여부를 확정 지을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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