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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과 단종을 선언한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갤럭시노트7 판매 부스에서 관계자가 제품의 영문명(Galaxy note 7)이 적힌 스티커를 떼어내고 있다. (자료사진) |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삼성SDI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예상됐었다.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이 배터리에 국한됐을 때까지는 그랬다.
일이 커졌다. '갤럭시' 브랜드 자체를 없애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매끄럽지 못한 대응이 시장의 불신을 키웠다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삼성답지 못했다는 혹평도 세간에 돌고 있다.
그룹 '맏형' 삼성전자에서 출발하는 '도미노식' 인사태풍이 전망되고 있다. 각 계열사들은 초긴장 상태다.
◆ '갤럭시' 지우기 삼성전자 '고민'
12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사장단회의. 갤럭시노트7과 관련해서는 '함구령'이 떨어진 듯 참석자들은 입을 굳게 닫았다.
이준 삼성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삼성전자 측에 물어보라"고 답했다.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도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신종균 IM(IT·모바일)부문 사장과 조남성 삼성SDI 사장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갤럭시노트7 직접 관련자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한 원인불명 '자충수'가 논란을 키웠다.
사고 초기 배터리 문제로 단정지었다. 대규모 제품 교환과 환불을 개시했다. 상황이 나아지는 것처럼 보였다. 일부 '블랙건슈머'들이 문제라는 식의 논리도 삼성전자 내부에서 나왔다.
그랬던 분위기는 삽시간에 바뀌었다. 세계 시장 곳곳에서 유사사고들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 제품 자체결함 쪽으로 기울었다. 설계오류, 공정불량 등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여론은 오히려 이전보다 악화됐다. 오점을 축소하고 덮기에 급급했다는 비난도 거세게 일었다.
버라이즌, AT&T, T모바일, 스프린트 등 미국 4대 통신사는 갤럭시노트7 교환∙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인도, 유럽, 중국, 일본 등 지역에서도 같은 움직임이 일었다. 사실상 글로벌 시장 퇴출로 받아들여졌다.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제품에 대한 사망선고나 다름 없다"며 "회복이 쉽지 않은 수준의 타격을 (삼성전자가) 입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 브랜드를 시장에서 철수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갤럭시' 마저 없앨 수 있다는 후문이다.
이미지가 소비자들 사이에 '폭발'로 굳어지고 있는 탓이다. 새 브랜드 런칭을 통해 내부 분위기와 이미지 쇄신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카드로 분석된다.
실제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 역시 이 같은 과정에서 탄생했다. 낮은 성능 탓에 2010년을 전후로 '옴레기'(옴니아와 쓰레기의 합성어)라는 비난을 받았던 스마트폰 '옴니아' 후속이었다.
◆ 삼성그룹 대규모 지각변동…
책임자들에 대한 그룹차원의 문책성 인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피해비용 산출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발생된 막대한 손실을 감안하면 복수의 누군가는 '총대'를 멜 것으로 점쳐진다.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이 도출되는 시점 전후가 유력시 되고 있다. 12월 초 정기인사 시즌도 다가오고 있는 만큼 삼성그룹 계열사 전체가 대규모 지각변동을 겪을 가능성도 크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 새판짜기에 나선 상태에서 발생된 (삼성전자의) 큰 사고"라며 "이 부회장이 주도하는 인적쇄신과 조직개편 각각의 명분이 갖춰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례 없는 대규모 인사태풍이 연말 삼성그룹 전반에 몰아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