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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삼성·LG 등 국내 업체들이 점유 중인 글로벌 TV시장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커브드(곡면) TV가 실용성 논란 속에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가운데 초고화질(UHD),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등 고화질 영상을 앞세운 대형 TV가 유행을 주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품 개발이 미진한 경우 자칫 일본 소니, 중국 하이얼과 같은 경쟁사에 주도권을 넘겨줄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 UHD∙HDR 등 고화질 기술 발전…TV 대형화 추세
9일 IT∙전자업계에 따르면 세계 TV 시장은 UHD, HDR 등 고화질 기술 구현에 따라 대형화 추세가 가속화 되고 있다.
HDR은 명암비를 보정해 어두운 곳과 밝은 곳의 미세한 차이를 구현해 화질을 개선하는 기술이다. HDR TV 사용자는 올 2020년 1억700만 가구, 2억50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커브드TV는 대중화에 제동이 걸리며 내년부터 판매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올해 TV시장에서 커브드TV가 차지하는 비중은 3.4%다. 커브드TV 비중은 2017년 3.3%, 2018년 2.8%, 2019년 2.3%, 2020년 1.8%로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TV산업에 위기가 왔다고 보고 있다. 중국업체들이 가격적인 우위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TV 시장의 성장도 예전만 못하다. 올해 전 세계 TV 판매량은 2억2165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판매량도 총 2억2781만대로 2014년 2억3492만대보다 줄었다.
삼성전자는 유럽 콘텐츠 업체들과 관계 강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이탈리아의 칠리와 인피니티, 독일의 비디오로드, 네덜란드 인사이트TV, 스페인 RTVE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HDR 콘텐츠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미 아마존과 넷플릭스는 10월 현재 HDR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LG전자는 독일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16'에서 영국 BBC, 유럽방송연합(EBU), 유럽 위성방송 사업자 아스트라 등과 협업해 세계 최초로 HFR를 적용한 HDR 방송을 선보였다. HFR 영상은 1초당 화면수(프레임)가 최대 120장으로 기존보다 훨씬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양사 모두 대형 TV용 디스플레이 패널 확보에도 열심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중국 가전그룹 TCL과 손잡고 TCL이 11세대 초대형 액정표시장치(LCD)라인 생산법인으로 신설하는 자회사에 3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 패널업체로부터 손쉽게 대형 LCD패널을 조달하겠다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에 집중한다. LG디스플레이 파주 디스플레이단지는 현재 3만4000장 규모의 8세대 라인을 갖추고 TV용 대형 OLED를 생산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중순까지 이 시설의 생산능력을 약 77% 늘린 6만여 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 "TV, 응용 제품군 개발 필요"
삼성전자 관계자는 "TV용 HDR 기술은 최근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며 "HDR 기능을 갖춘 대형 TV 생산 비중을 늘리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TV 시장에 발 맞춘 기술 응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학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기존보다 뛰어난 고화질 영상을 경험할 수록 더 나은 화질을 원하기 마련"며 "커브드나 UHD TV는 응용 제품군 개발이 부족한 편"이라고 평했다.
이어 그는 "TV시장에도 새로운 기술들을 응용한 혁신적인 제품이 필요하다"며 "특징 없는 제품으로는 선도 기업 위치를 지키기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