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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중도수렴 흐름 가속화…"양극단으론 대선 못이겨"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최근 정치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중도 수렴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내년 12월 20일로 예정된 차기 대통령선거를 약 1년6개월 앞두고 여권은 전통적 보수층 지지만 머물러서는 정권 재창출이 힘들고 야권도 우측으로 다가서지 않고서는 정권 탈환이 어렵다는 인식이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사회적 대타협'을 제목으로 "성장보다는 분배"를 말하며 재벌 개혁을 강조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정의당의 원고를 가지고 왔나 착각했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지난해 4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양극화 해소'를 골자로 한 '한국판 제3의 길'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에는 청와대 및 당내 주류와 대립했지만 이번 정 원내대표의 연설에서는 당내 반발을 찾아볼 수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지난 8일 야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했다. 또 국방부 유해발굴감시단 본부도 찾아 6·25 전사자 유해에 관심을 두며 안보 행보를 펼쳤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도 24일 경기도 의정부의 군 시설과 노후화된 군인 아파트를 찾아갔다. 전날에는 경기도 평택의 해군 제2함대 사령부를 방문했다.
두 야당 모두 '안보=보수정당'이라는 일반적인 정치 도식을 깨뜨렸다.
중도층의 마음을 얻지 않고는 대권을 거머쥘 수 없다는 게 이제는 하나의 확고한 공식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새누리당 복당을 거부하고 '새한국의 비전'을 창립해 중도 정치를 지향하고, 여야를 아우르는 '중도 빅텐트론' 도 이러한 정치적 흐름에서 나왔다.
이에 따라 내년 대선을 앞둔 시대정신도 거대담론이 아닌 생활 문제에 대한 해법을 누가 적절하게 제시하느냐에 달렸다고 보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헬조선', '흙수저 금수저'와 같이 사회를 불평등에 노출된 2030 세대의 고민을 해결치 않고서는 대권은 꿈도 꿀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의 불평등' 문제를 연구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이 정치권에서 주목을 받는 것도 사회 불평등 현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지난 20대 총선 기준, 전체 유권자 4205만여명 중에서 2030세대가 1432만여명으로 34%를 차지하는 점도 여야 정치권으로서는 간과할 수 없다.
대권주자의 말과 행동은 더욱 생활 속으로 파고들 가능성이 크다. 과거처럼 이념을 겨냥한 메시지는 더 이상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여야 모두 집안 사정 때문에 중도층 잡기 경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총선 참패 이후 친박-비박계 갈등으로 다른 작업에는 손도 대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민주는 서민의 정당을 표방하고 있지만 최근 서영교 의원 '가족 보좌진 채용' 의혹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다. 국민의당은 김수민 의원의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으로 새정치 이미지에 먹칠을 하면서 창당 이후 최대 위기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