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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안은혜 기자] 항공기 설계와 제작, 민항기와 군용기 정비, 위성체, 항공우주사업 등의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기업.
기내식 제조사업, 기내 면세품 판매사업, 인천·김포공항에서 시내 주요 호텔간 고급 교통편을 제공하는 리무진 사업을 펼치고 있는 '항공 인프라' 기업. 여객과 화물노선을 개설해 항공운송사업을 하는 소비자 친화 기업.
대한항공 얘기다.
지난해 기준으로 158개 도시 하늘 위에 대한항공 여객기가 날고 있다. 새로운 비전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항공사'를 목표로 'Excellence in Flight'를 위한 힘찬 날개짓은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 '대한항공, 어디까지 가봤니'
대한항공의 전신은 지난 1962년 6월 세워진 국영 대한항공공사이다. 1969년 3월 어려움에 처해 있던 대한항공공사를 한진그룹이 인수하면서 민영 대한항공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당시 한진상사(현 한진그룹) 내부에서는 공기업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더군다나 당시 대한항공공사는 동남아 11개국 항공사 중 11번째 부실 항공사였고 항공운송 사업의 미래도 불투명했다.
그러나 故조중훈 창업회장은 '국적기가 날고 있는 곳이 그 나라의 국력이 뻗치는 곳'이라는 '수송보국'(輸送報國)의 이념으로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했다.
1969년 '보잉 720'기를 도입, 인근 국제선 노선에 투입해 제트기 시대를 열었다. 보잉 720기는 1970년까지 대한항공의 유일한 제트기 역할을 해냈다. 1969년 서울~사이공 노선을 개설해 베트남전에서 싸우는 군인과 기술자들을 국적기로 태워 보냈다.
1971년 우리나라 최초의 태평양 횡단 노선인 서울~로스앤젤레스(LA) 화물노선을 개척했다. 이듬해 여객기 미주노선을 시작으로 1973년 서울~파리 화물 노선, 1975년 서울~파리 여객노선에 이어 1976년 중동 노선을 개설했다.
중동 노선은 외화벌이에 나섰던 노동자들에게 고향 소식을 전하는 전령사 역할을 했다.
대한항공은 1977년 10월 서울~나고야 여객노선, 1978년 5월 서울~암스테르담 화물노선을 개설했다. 1979년 뉴욕 직항노선을 취항했고, 1980년대까지 여객, 화물 노선을 꾸준히 확대해 나갔다.
1984년에는 인천운항훈련원을 개관했고, 이듬해 서울올림픽 공식 항공사로 지정됐다. 서울올림픽 개최 해인 1988년 김포공항 국제선 제2청사를 개장하고 자체 조종사 양성기관인 제주비행훈련원을 설립했다.
대한항공은 1990년대 들어 서울~모스크바, 서울~베이징 노선을 개설해 공산국가들과 하늘길을 연결하는 노선망을 갖췄다. 1998년에는 기내식으로 비빔밥을 최초로 개발해 국제기내식협회(IFCA)로부터 업계 최고 권위의 '머큐리상'을 수상했다.
◆ 민항 47주년, "글로벌 선도 항공사 자신 있다"
1990년대 후반 세계 항공업계의 과잉공급과 경쟁심화 등으로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하게 된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에게 경영을 맡기게 된다.
조양호 회장은 취임 후 부친인 조중훈 회장의 사업철학과 방식을 이어 항공 시장을 선도해 나갔다. 2000년 조양호 회장의 주도로 아에로멕시코, 에어프랑스, 델타항공 등 유수의 항공사와 함께 세계적인 항공동맹체 '스카이팀(SkyTeam)'을 창설했다.
대한항공은 2002년 미국 정부로부터 독점면제(ATI) 승인을 획득했고, 한일월드컵 공식 항공사로도 지정돼 전 세계를 운항했다. 2004년 2월 미국의 항공 전문지 '에어 트랜스포트 월드(ATW)' 선정 '화물부문 올해의 항공사'를 2년 연속 수상했으며, 같은 해 8월 100번째 보잉항공기를 도입했다.
이 때 귀에 익숙한 대한항공의 슬로건 Excellence in Flight이 만들어지면서 이듬해인 2005년 새로운 기업이미지(CI)를 구축했다.
2006년 9월 중국 물류회사 시노트랜스와 항공화물합작사를 설립한 대한항공은 2009년 5월 인천~시안 노선에, 6월 인천~시즈오카 노선에 각각 취항했다. 2012년 9월 아시아 태평양 지역 미국 공군 'F-16' 전투기의 성능 개량 사업자로 선정됐다.
2014년 2월 대한항공이 독자 개발한 에어버스의 'A320' 시리즈 날개부품 샤크렛의 생산물량이 1000개를 돌파했다. 3월에는 '2014 국가고객만족도(NCSI) 국제항공부문' 1위를 차지했고, 5월에는 인천~휴스턴 노선 정기편에 신규 취항했다.
올해 창립 71주년을 앞두고 있는 모기업 한진그룹 아래 대한항공은 민항 47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158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12개 도시 포함 전 세계 46개국 129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2009년부터는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우리에게만 있는 나라', '그때, 캐나다가 나를 불렀다', '어디에도 없던 곳 인도양으로', '누구나 저마다의 여행이 있다', '내 마음속엔 호주가 온-에어 되고 있다' 등 다양한 광고들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여행지에 대한 색다른 느낌과 아름다운 영상, 가슴에 와 닿는 신선한 문구로 취항지의 독특한 매력을 소개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게스트하우스 프랑스편'으로 입주자를 모집하는 내용을 담은 광고를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조양호 회장은 몇 년 전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시장을 모방하지 않고 개척하셨다. 모방이나 경쟁이 아닌 새로운 사업을 일구는데 주력하셨다"고 말했다.
조중훈 창업 회장의 개척정신과 조양호 회장의 혁신정신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대한항공을 설명하는데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