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크원∙현대로템, 조세회피처 유령회사와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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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테크원∙현대로템, 조세회피처 유령회사와 거래"
  • 이수영 기자 s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4월 27일 1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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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테크원∙현대로템, 조세회피처 유령회사와 거래"

[컨슈머타임스 이수영 기자]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과 현대로템 등 국내 방위 산업체 분야 대기업들이 무기 수출 과정에서 조세회피처의 유령회사(페이퍼 컴퍼니)와 거래한 정황이 잡혔다.

27일 '뉴스타파'에 따르면 삼성테크윈은 지난 2001년 터키에 'K-9' 자주포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현대로템은 2009년 터키에 'K-2' 흑표전차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각각 조세회피처의 유령회사와 계약을 맺었다.

이런 내용은 파나마 법률회사 모색 폰세카의 유출 자료에서 드러났다.

삼성테크윈이 계약을 체결한 회사는 지난 2001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코오롱 리미티드'다. 현대로템이 계약한 회사는 2003년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KTR 리미티드'다. 이 유령회사들은 사실 터키 현지의 무기 중개 업체인 'KTR 리미티드'라는 한 회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회사는 1987년 설립돼 한국 기업 코오롱의 탄약 수출 과정을 중개했다. 그 뒤 지속적으로 한국 방산 업체들과 관계를 맺어왔다. 회사명은 설립 당시 코오롱을 따서 '코오롱 리미티드'였다가 이후 KTR 리미티드로 변경됐다.

실제 이 회사의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니 첫 화면에 게시된 주요 거래 파트너들은 모두 한국의 방산대기업들이었다.

뉴스타파는 "이 회사가 버진아일랜드에 자신과 동명의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는데 모 회사의 이름을 딴 유령회사 2개를 만든 것"이라며 "계약서를 작성해 준 곳은 터키 KTR의 법률 대리인인 모색 폰세카였다"고 설명했다.

삼성테크윈과 현대로템이 계약을 맺은 유령회사들은 모두 스위스 UBS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주주는 무기명으로 돼 있고 회사 이사는 차명 서비스에 전문으로 이름을 빌려주는 인물들이었다.

이들은 실제 회사 수천 곳에 이사로 등록돼 있었다. 회사 주소도 수천개 회사가 등록된 버진아일랜드 아카라빌딩이었다. 이 빌딩은 뉴스타파가 앞서 공개한 노재헌 씨의 유령회사가 등록된 곳이다.

뉴스타파는 "삼성테크윈과 현대로템에 관련 질의를 했으나 2곳 모두 터키의 KTR 리미티드와 거래했을 뿐 조세회피처 유령회사와는 거래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뉴스타파는 모색 폰세카의 유출 자료에서 하이닉스 자회사였던 하이디스 매각 과정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유령회사를 발견했다.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이 회사의 이름은 'C&H 트레이딩'(C&H Trading ltd.)이며 설립 일자는 2003년 4월16일이다.

이 회사는 1 달러짜리 주식 2주를 발행했다. 당시 하이디스 사장 최병두 씨와 중국인 한궈진 씨가 각각 1주씩을 소유했다. 한씨는 당시 하이디스를 인수했던 중국 BOE 그룹의 임원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하이디스에 조세회피처 페이퍼 컴퍼니의 용도에 대해 질의했지만, 하이디스는 과거의 일이라 현재의 하이디스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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