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창당 '승부수' 통했다…제2의 '안풍' 살아나
[컨슈머타임스 박정수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4·13 총선에서 재선 성공과 제3당 실험이라는 '2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제2의 '안풍'을 예고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호남을 석권하고 수도권에서도 안 대표 외에 추가 당선인을 배출했다. 비례대표에서도 약진하면서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녹색혁명'을 이뤘다.
안 대표는 작년 12월13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후 4개월 만에 이 같은 이변을 일으켰다.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서 입지에 날개를 달게 됐다.
이번 총선은 안 대표에게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건 도박과 같았다.
2012년 대선 때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해 후보직을 양보한 뒤 2013년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로 여의도에 입성했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민주당과 전격 통합하며 첫 창당 시도를 접었다.
실망한 측근과 지지층은 안 대표에게 등을 돌렸다.
통합으로 탄생한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공동대표 취임 4개월 만에 7·30 재·보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4개월 만에 사퇴했다.
지난해 9월 혁신의 기치를 들었지만 비주류의 한계를 절감한 채 한겨울 벌판에서 새 집 짓기에 나섰다.
4개월 만에 제3당 원내교섭단체를 만들어 원내에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정당 투표와 수도권에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이뤘다.
야권연대 불가론이 자승자박이 돼 자칫 향후 계획이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털어냈다.
혈혈단신이었던 지난 대선 때와 달리 검증된 재선 의원이자 제3당 당수로서 내년 대선에 재도전할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다만 당의 정체성 문제는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의당이 상당수 새누리당 지지층을 흡수하면서 당의 확장성을 검증받았다고 분석되나 반대로 다양한 스펙트럼의 지지층을 유지할 수 있는 정체성 확립에 대한 의문도 있다.
일각에선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기보다 '오락가락'하는 모습만 보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내년 대선에 앞서 당 안팎에서 다시 고개를 들 야권통합론에 대한 입장 정리도 안 대표의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