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워도 너무 쉬운 모의평가…만점 수두룩 '물수능' 예고
[컨슈머타임스 김동완 기자] 이번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지난 6월 평가와 마찬가지로 쉽게 나오면서 다가올 수능 시험을 둘러싼 '저난이도' 논란이 예상된다.
23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공개한 수능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보면 올해 수능도 쉽게 출제하겠다는 의도가 그대로 드러난다는 지적이다.
평가원의 연 2회 수능 모의평가는 수능 본시험의 출제 방향을 제시하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
이번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국어 A형과 수학 B형, 영어는 만점을 맞아야 1등급이 될 정도로 쉽게 나왔다. 작년 수능에서 다소 어려웠던 국어 B형도 쉬워졌다.
영역별 만점자 비율은 국어 A형 6.12%, B형 1.29%였다. 수학 A형 1.17%, B형 4.11%, 영어 4.64%이었다.
국어 A형의 만점자 비율은 역대 수능과 수능모의평가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수학 B형 역시 역대 모의평가에서는 만점자 비율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능은 영역별 만점자 비율이 국어 A형 1.37%, B형 0.09%로 이번 9월 모의평가보다 크게 낮았다.
영어 만점자는 이번 9월 모의평가에서 작년 수능보다 1.3%포인트가량 늘었다.
수학 A형 만점자는 작년 수능의 2.54%, B형은 4.30%에 비해 약간 줄었다.
1등급의 등급컷을 기준으로 표준점수 130점 이상은 수학 A형(135점)이 유일하다.
표준점수는 원점수가 평균 성적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나타내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아진다. 전반적으로 이번 모의평가가 매우 쉽게 출제됐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국·영·수의 변별력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탐구영역에서 희비가 갈릴 조짐이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작년보다 어렵게 출제돼 11월 수능에서도 난도가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모의평가에서 사회탐구는 10과목 모두 지난해 수능에 비해서 어려웠다. 과학탐구는 물리Ⅰ과 생명과학Ⅱ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이 작년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국·영·수가 전부 쉽게 출제하고 탐구영역을 다소 어렵게 출제해 변별력을 보완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9월 모의평가 수준대로 수능이 출제된다면 국어A, 수학B, 영어영역에서 만점이어야 1등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과의 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의예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수시모집에 지원한 학생들은 실수로 1~2 문제만 틀려도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도 작년처럼 쉽게 출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반복학습을 통해 실수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방향성을 예단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틀리면 안된다는 압박에 지나친 긴장감을 느끼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지만 반대로 수능이 예상외로 어렵게 나왔을 경우 당황하지 않기 위한 대비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