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이번주 중반이 고비…확산세 커질수도
[컨슈머타임스 김동완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확산세는 국내 최초 감염자가 격리된 뒤 최대 잠복기인 2주가 지난 이번주 중반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당국의 예상대로라면 이 시기가 지나면 환자수 증가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보건당국의 통제를 벗어난 사례도 있는 만큼 3차 감염자가 발생한다면 확산세는 오히려 커질 수도 있다.
31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최초 감염 환자로 그동안 14명의 2차 감염 환자를 발생시킨 A씨는 지난 20일 국가지정격리병상으로 옮겨졌다.
이 때 A씨가 격리됐으니 그 이후에는 2차 감염의 원인이 되는 밀접 접촉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일부터 메르스의 최대 잠복기인 2주가 지난 뒤인 다음달 3일부터는 2차 감염자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된다. 다만 그 이전에 A씨와 밀접 접촉했지만 그동안 미처 보건당국이 격리 관찰 대상자로 관리하지 못했던 감염자가 나올 수는 있다.
보건당국은 첫 환자 발생 직후부터 2주를 메르스 확산을 위한 '골든 타임'으로 보고 그동안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24일 국립인천공항검역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최대잠복기를 고려할 때 2주간이 고비"라고 말한 바 있다.
2차 감염자 14명 모두 15~17일 A씨와 밀접접촉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확산세는 다음주 초부터 꺾일 가능성이 크다.
이 시기 밀접접촉해 메르스 바이러스가 옮았다면 17일 후 최대 잠복기 2주가 지난 31일이 잠복기의 마지막날이 된다.
관건은 그동안의 골든 타임에 보건당국이 3차 감염으로의 확산을 막는데 성공했는지에 있지만 안타깝게도 초기 대응 과정에서 정부 방역망에 구멍이 난 부분이 많았다.
현재까지는 다행히도 3차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최초 환자 A씨와 다른 감염 환자간 밀접 접촉 장소도 병원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밀접 접촉 후 신고 없이 일상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까지 나간 K를 통해 3차 감염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K씨는 16일 아버지 C씨의 병문안을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가 메르스 감염 환자 A씨와 접촉했지만 이를 보건당국에 알리지 않은 채 중국으로 출국하기 전인 26일까지 11일간 회사에 출근하는 등 일상 생활을 했다.
K씨에게 처음 발열 등의 증상이 발생한 것은 19일이다. K씨는 이후 22일과 25일 병원의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았기도 했다. 따라서 19일에는 이미 메르스에 감염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크다.
아직 K씨를 통한 3차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은 까닭에 2차 감염자로 오면서 메르스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급격히 약해졌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지만, 아직은 K씨의 출국일로부터 5일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앞으로의 상황을 쉽게 예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14명의 2차 감염자 중 K씨외에도 7명이 정부의 자가 격리 대상자에서 벗어나 있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보건당국은 격리 관찰 대상자가 아니던 F씨가 메르스 확진을 받자 검사 범위를 넓혀 재검사를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병원에서 A씨와 접촉에 의해 감염된 6명의 환자를 추가로 발견했다.
특히 30일 확진 판정을 받은 M씨는 21일 증상 발현 후 입원해 있었지만 다른 환자들과 섞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확진 판정이 나온 N씨, O씨도 각각 25일과 21일 발열 등의 증상이 있었지만 그동안은 격리 대상이 아니었다.
통제에서 벗어난 사이에 병원 내 혹은 병원 밖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과 밀접접촉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