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프라이드 '역사 속' 자취 감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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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프라이드 '역사 속' 자취 감추나
  • 여헌우 기자 yes@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3월 05일 0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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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68대 '판매 부진' 파워트레인 개발 소홀…'단종설' 수면 위
   
 

[컨슈머타임스 여헌우 기자] 기아차(대표 이형근 박한우) 대표 소형차 프라이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디젤 모델을 중심으로 한 극심한 판매 부진이 장기화 되고 있는데다 현대차 엑센트 등 '형제차'에 비해 추가 개발이 늦어지며 소비자들 사이에 '한물간' 평가를 얻고 있다.

완성차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는 단종설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들이다.

◆ 국산 최초 디젤 승용차…작년 월평균 39대 판매

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프라이드는 지난 1987년 국내 시장에 처음 등장했다. 일본 마쓰다·미국 포드와 합작해 개발된 차다.

1세대 모델이 13년간 풀체인지 없이 꾸준히 생산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3월 현재 시판되는 차량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을 거친 3세대 모델이다.

기아차는 경유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 충족을 위해 2005년 프라이드의 디젤 모델을 내놨다. 국산 최초의 디젤 승용차였다.

문제는 이 차가 최근 극심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 그룹 내 플랫폼을 공유하는 현대차 엑센트 디젤과 비교해보면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프라이드 디젤의 작년 국내 판매량은 468대. 월 평균 39대 수준의 저조한 실적이다. 가솔린 차와 합산한 전체 프라이드 판매량(8893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다.

반면 엑센트 디젤은 지난해 7468대 출고됐다. 전체 판매량(2만3209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에 이른다.

이러한 판매 부진은 기존 구매자들에게 직·간접적인 불편·손해를 끼치기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중고차 감가율이 높아지고 있는 게 핵심 내용이다. 시장에서 수요가 없다 보니 차를 되팔 때 손해를 보게 된다는 얘기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신차 판매량이 적다는 것은 해당 차량을 찾는 소비자가 그만큼 적다는 의미"라며 "수입차에 비해 국산 디젤 승용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 않다는 점도 (프라이드 디젤의) 중고차 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주유소에서 혼유 사고가 발생, 차량이 손상되는 경우도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조사(2012~2014년) 결과 프라이드 디젤은 '혼유 피해 상담이 가장 잦은 자동차'에 이름을 올렸다.

판매량이 워낙 적다 보니 주유원들이 디젤 모델이 있다는 사실을 몰라 휘발유를 주유하는 '사고'가 잦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주력인 가솔린 모델의 수요 역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작년 프라이드의 판매량 8893대는 전년 대비19.4% 빠진 수치다. 올해 1~2월 누적 판매량도 전년 동기와 비교해 12.9% 하락한 1483대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자 파워트레인 개발에 뒷전, 현대차그룹 내에서도 찬밥 취급을 받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프라이드는 작년 12월 페이스리프트를 거쳤음에도 디자인·편의사양을 개선하는 데 그쳤다. 지난 1월 엑센트가 연식 변경 모델로 나오면서 신형엔진과 7단 더블클러치트랜스미션 등을 달았다는 점과 대조된다.

단종설이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는 이유다.

◆ "파워트레인 전략 달라…단종설 거론된 적 없어"

기아차 관계자는 "엑센트 디젤은 영업용 차량으로 인기를 끌며 입소문을 타고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프라이드(디젤)가 안 팔리는 게 아니라 엑센트(디젤)가 잘 팔린다고 보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어 "플랫폼을 공유한다 해도 차종별 전략이 달라 무조건 같은 파워트레인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종설은 거론된 적 없다"고 덧붙였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소형 세그먼트는 작년 승용차 시장에서 유일하게 판매가 뒷걸음질 칠 정도로 하락세에 있다"며 "(프라이드의 경우) 디젤차에 대한 수요가 극소수인 만큼 대대적으로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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