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 [copy] 1. 같은 말 : 복사(複寫), 2. '모사'로 순화. (포털 '다음' 국어사전 참조)
국내에 '카피바람'이 거세다. 카피제품이 생활 속 곳곳에서 넘쳐나고 있다.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어느 것이 '원조'제품인지 소비자들은 알아차리기 어렵다.
가짜를 의미하는 '짝퉁'과는 거리가 멀다. 만드는 업체가 분명하고 생산단계가 투명하다. 그럼에도 소비자는 불쾌하다. 원조인양 과시하고 당당히 광고하는 '철면피'에 기가 찬다. '진짜' 혹은 '원조'를 추구하는 소비자 패턴은 국적을 불문한다. '비슷하게 보이지만 아니다'는 반론이 나올 법 하나 판단은 소비자에게 맡긴다.
중국산 '짝퉁'을 의미하는 '산자이'. 그랬던 산자이가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한다. 진짜를 뛰어넘는 '카피제품'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술력이 중심에 있다.
'카피제품'이 얼마만큼 진일보 했을까. 얼마만큼 차별화를 뒀을까. '모방'만 하고 '창조'는 게을리 하지 않았을까. 본보는 국내 식∙음료, 화장품, 문구 등 업계 전반에 불고 있는 '카피제품'의 단면을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컨슈머타임스 여헌우 기자] 바야흐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성시대'다. 캠핑·레저 열풍과 함께 실용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국내 완성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작년 국내 완성차 5개사의 SUV 판매량은 33만7755대에 달한다. 전년 대비 15.1% 증가한 수치다.
이런 상황에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은 최근 실속형 소형 SUV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소형 세그먼트가 '주요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 쌍용차 티볼리 출시…트랙스-QM3와 '3파전'
1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는 소형 SUV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은 차체에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시켜 실용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엔진 다운사이징 등을 통해 연료 효율성을 높였다는 점도 동일하다.
가격 경쟁력을 갖춰 엔트리카(소비자가 생애 처음 구입하는 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 것 또한 공통분모다.
쌍용차는 13일 티볼리를 출시했다. 42개월간 약 3500억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된 '기대작'이다.
동급 최대 전폭(1795mm)과 적재공간(423L)을 확보했다. 여기에 2열 시트 폴딩 기능을 제공, 공간 활용성을 살렸다.
e-XGi160 가솔린 엔진을 품고 일본 아이신사의 6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했다. 복합연비는 12.0km/L를 기록했다.
'나의 1번째 SUV'라는 슬로건을 메인 카피로 내세우며 엔트리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가격은 1635만~2347만원이다.
르노삼성 QM3는 이미 주력 차종으로 자리잡았다. 작년 1만8191대를 팔아 치웠다. 회사 전체 내수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을 정도다.
18.5km/L에 달하는 높은 연료 효율성을 주 무기로 삼고 있다. 1.5L 터보 디젤 엔진과 6단 듀얼클러치변속기(DCT)를 조합해 연비를 대폭 향상시켰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서랍 형태의 조수석 글로브 박스, 슬라이딩 방식의 뒷좌석 등을 적용해 실용성도 높였다.
지난달 2015년형 QM3를 새로 내놨다. 안전·편의사양 등을 추가하며 상품성을 높였다. 가격은 2280만~2495만원이다.

◆ "소형 SUV 시장 파이 더욱 커질 것"
한국지엠은 트랙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1.4L 가솔린 터보 엔진을 달았다. 엔진 다운사이징을 통해 12.2km/L의 연료 효율성을 발휘한다. 작년 판매량은 1만368대. 전년 대비 28.6% 상승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중 디젤 모델 추가를 계획하고 있다. 실용성 극대화에 중점을 둬 티볼리-QM3와 '3파전'을 펼치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경쟁 모델에 비해 연비에서 비교 우위에 있는 것이 QM3의 장점"이라며 "작년 판매 호조의 분위기를 이어 받아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는 소비자의 니즈를 적극 반영해 동급 최고의 상품성으로 무장한 모델"이라며 "빠른 시일 내 소형 SUV 강자로 우뚝 설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소형 SU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와중에 신차 출시도 계속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준중형차와 가격대도 겹치는 만큼 엔트리카로 포지셔닝한 소형 SUV 시장 파이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