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중국 주재 북한 무역일꾼들에 따르면 올해 들어 평양의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보다 배 가까이 올랐다.
선양의 한 북한 무역일꾼은 "1-2년 전 지은 평양 대동강변의 최고급 아파트 가격이 올해 들어 6만 달러(69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아파트 가격은 3만 달러(3450만 원) 안팎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귀국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아 최근 평양에 들어가 집을 물색해봤는데 가격이 폭등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귀국하기 전에 3만 달러는 모을 수 있을 것 같아 괜찮은 집 하나 장만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물 건너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무역일꾼은 "평양 외곽의 괜찮은 아파트도 지난해까지는 1만-2만 달러면 살 수 있었지만 올해는 3만 달러까지 치솟았다"며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양각도 호텔 맞은편에 위치한 이 아파트 단지는 150-160㎡ 규모에 최신식으로 꾸민 3-4개의 방과 2개의 화장실을 갖추고 있으며 가구 등 최고급 인테리어가 완비돼 있다.
주변 경관이 좋은 대동강변에는 이런 호화 아파트 단지가 3-4개 있으며 북한 당국에서 일반 주민에게 보급하는 아파트와 달리 자유로이 매매할 수 있다. 이런 아파트는 주로 외교관과 해외 무역일꾼들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해외에 근무하는 동안 철광과 무연탄 등 북한의 지하자원을 거래하면서 할당된 '충성자금'만 성실히 상납하면 귀국할 때 얼마를 챙겨 어디에 사용하든 북한 당국이 묵인해주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등 해외에서 근무하는 북한 외교관이나 무역일꾼들은 귀국하면서 초대형 PDP TV와 고급 가구 등 호화 가구 등을 거리낌 없이 장만해간다.
평양 아파트 가격이 폭등한 이유도 북한 당국으로부터 사유 재산을 보장받는 이들 외교관과 무역일꾼들이 경쟁적으로 아파트 구매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세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가구는 195만 달러어치로, 이 가운데는 국내 고급 가구 등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양의 한 가구점 관계자는 "몇 해 전부터 북한이 한국산 유명 브랜드 등 호화 가구를 대량 구입하고 있다"며 "호화 아파트에 공급하기 위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외교관과 무역 일꾼들의 사유 재산을 인정하는 것은 충성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북한 당국의 당근"이라며 "사유재산이 인정되면서 북한 고위층 사이에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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