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이인화 기자] 이번 주(8일~12일) 달러-원 환율은 지난 주에 이어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채권 순매도로 인한 역송금 수요와 배당금 이슈도 있어 환율 상승 압력을 가중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고용지표 악화로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46% 오른 1.2996달러에 거래됐으며 장중 1.304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엔화 가치는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 정책 발표의 여파로 급락했다. 달러-엔 환율은 1.40% 급등한 97.69엔을 나타냈고 유로-엔 환율 역시 1.83% 급등한 126.90엔에 거래됐다. 달러 인덱스는 0.27% 내린 82.50을 기록했다.
미국 지난달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8만8000개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20만건을 크게 하회했다. 전월 26만8000건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노동시장 참여율이 63.6%로 197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해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고용지표가 실망스러운 부진을 나타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어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에릭 로젠그렌 총재는 "미국 고용시장이 입은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연준의 국채 매입은 지속돼야 하며 실업률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더욱 공격적인 정책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엔화 가치는 추가 하락을 보일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다. 조지 소로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일본의 통화정책은 지난 25년간 재정 적자가 누적되고 경제는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나온 정책이기 때문에 위험하다"며 "일본 투자자들이 자금을 해외로 돌릴 것이고 엔화 하락은 자유낙하를 방불케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주는 최근 달러 상승을 주도했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돼 달러화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북한 개성공단의 출경 금지 소식, 미국의 미사일 방어시스템 배치, 북한의 선제 공격 가능성 언론보도 등이 환율 상승을 주도했다.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 15일을 앞두고 북한의 도발이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며 불안감이 환시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쳐 북한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역외 세력이 이번 주에도 달러 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강한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과 배당금 관련 역송금 수요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악재와 맞물려 배당금 이슈는 강한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환율이 연일 연중최고치를 경신해 급등에 대한 부담감과 북한 관련 변동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당국의 발언으로 인한 개입 경계감도 있어 상승폭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주 북한과 관련해 어떤 뉴스들이 나오냐에 따라 상승폭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주에 발표되는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로는 9일 도매재고지수(Wholesale Inventories), 10일 연방예산(Treasury Budget), 11일에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Initial Claims), 실업수당 청구건수(Continuing Claims), 12일에 소매판매지수(Retail Sales), 생산자 물가지수(PPI),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Mich Sentiment), 기업재고지수(Business Inventories)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