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매각 '지지부진'…우리·하나, 미온적 태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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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매각 '지지부진'…우리·하나, 미온적 태도 왜?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롯데카드의 새 주인 찾기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올라온 지 한참 지났지만 인수 후보군들이 신중을 기하고 있어서다.

롯데카드의 몸값이 여전히 비싼 편에 속한 데다 최근 카드업계 업황이 악화되면서 장기간 매물로 남아있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롯데카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지난달 초 금융지주사와 금융사 등 잠재인수 후보군 8곳에 투자안내서를 배포했다.

특히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들에겐 인수 투자안내서를 보낸 지 한 달여를 훌쩍 넘겼으나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다. 

현재까지 인수 의사를 내비친 기업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MBK파트너스로서는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5월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우리은행과 함께 롯데카드 지분 79.83%를 약 1조3810억원에 사들였다. 현재 롯데카드 지분은 MBK파트너스 59.83%, 롯데쇼핑·우리은행이 각 20%씩 보유하고 있다.

이중 유력한 인수 후보군인 우리금융의 경우 우리은행이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 20%를 매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에 흥미가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 인수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인수 후보군인 하나금융 역시 롯데카드 인수와 관련해선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이처럼 금융사들이 롯데카드 인수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적정 가치에 비해 몸값이 너무 높다는 판단에서다. 매각 주관사인 UBS는 롯데카드의 몸값을 2조5000억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런 만큼 금융권 일각에선 롯데카드 매각이 장기적으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카드의 건전성 지표 또한 매각에 장애 요소로 작용한다. 지난해 롯데카드는 홈플러스 사태의 후폭풍으로 800억원에 달하는 부실을 떠안은 바 있다. 

지난해 60% 이상 고꾸라진 실적도 인수 후보군에겐 부담이다. 롯데카드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1372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3672억원 대비 무려 62.6%(2300억원) 급감했다. 총자산이익률(ROA) 또한 같은 기간 2.08%에서 0.31%로 1.77%포인트 감소했다.

카드사들이 고금리, 고금리 대출 상품을 주력하는 하는 점도 연체율 확대와 업황 악화를 야기할 수 있어 롯데카드 인수 후보군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만약 인수한다 하더라도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롯데카드가 몸값을 대폭 낮추지 않는 이상 연내 매각도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수 후보군에 올라와 있는 금융사들도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가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낮출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22년 롯데카드 매각은 적정 매각가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불발된 바 있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예비입찰을 진행했고, 하나금융지주가 참여했으나 적정 매각가를 3조원으로 제시하며 인수합병이 불발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 업황이 갈수록 악화되는 시점에서 롯데카드 매각이 성사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매각가를 하향 조정한다 해도 장기 매물로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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