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선천성 고인슐린증 신약 'RZ358' 상업화에 성큼
상태바
한독, 선천성 고인슐린증 신약 'RZ358' 상업화에 성큼

한독 퓨처 콤플렉스 전경
한독 퓨처 콤플렉스 전경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한독이 최근 희귀질환인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 치료제 지정을 받으면서 제약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혁신 치료제로 지정될 경우 신속 허가 등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한독이 국내에서 가장 먼저 해당 치료제의 상용화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 FDA는 지난달 5일 한독과 레졸루트가 공동 개발 중인 RZ358(성분명 에르소데투그)의 종양 매개성 고인슐린증 적응증에 대해 혁신 치료제로 지정했다. 

혁신 치료제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에서 임상 초기 단계에 기존 치료법 대비 눈에 띄는 효과를 내는 약물의 개발을 가속하기 위해 FDA가 지정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RZ358은 △신속 심사 △우선 심사 △허가 지원 등 다양한 규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RZ358은 종양 매개성 고인슐린증 적응증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개발 속도 면에서는 경쟁 후보물질 중 중 가장 앞서 있다. 한독은 올해 중반 종양 매개성 고인슐린증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 임상이 시작될 예정이며 2026년 하반기 톱라인 데이터가 발표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선천성 고인슐린증은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돼 저혈당이 반복되는 희귀 유전질환으로 2만5000~5만명당 1명꼴로 발병한다.

현재 승인된 치료제로는 '디아족사이드'라는 약물로 1건이 있긴 하나, 치료 반응률이 낮아 환자들은 허가 이외의 의약품을 사용하거나 부작용을 감수하고 췌장을 절제하는 수술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반면 RZ358은 기존 치료제와 다른 방식으로 작용한다. 단일클론항체 기반의 이 약물은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지 않고 인슐린의 말초 수용체에 직접 작용해 과도한 인슐린 신호를 차단한다. 이에 따라 특정 유전자형에만 효과가 국한됐던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으며 심부전 등 부작용 가능성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희귀 질환 특성상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고 경쟁 약물도 적은 만큼 시장성도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고인슐린증 치료제 시장은 2022년 1억4640만 달러에서 연평균 5.5%씩 성장해 2032년 약 2억511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한독은 RZ358에 대한 국내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발생하는 매출에 대해 직접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다. 또 레졸루트는 한독의 관계사로 분류돼 있어 글로벌 상업화 성과에 따라 지분 기반의 수익도 일부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회사 관계자는 "계약 구조상 구체적인 수익 배분 비율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한미약품도 주 1회 투여 제형이라는 차별화를 내세워 '에페거글루카곤'을 자체 개발 중이다. 현재 5개국에서 글로벌 임상 2a상이 진행 중이며 한독의 뒤를 이어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페거글루카곤은 RZ358과 달리 글루카곤 유사체가 인간 면역글로불린의 불변 부위와 결합한 지속형 제제로, 글루카곤 수용체에 작용해 간에서 포도당 생성을 유도한다. 이 작용을 통해 저혈당을 완화하며 플랫폼 기술을 통해 비만 치료제로도 확장 가능성이 있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개발 난이도가 높은 분야로 꼽힌다. 환자 수가 적고 임상 설계도 복잡해 일반적인 신약보다 개발 기간과 비용이 더 많이 소요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처럼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성공 시 얻는 사업적 가치가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희귀질환 신약 개발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적고 의료적 수요가 높아 사업 성공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해외 주요 규제당국은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해 신속심사, 희귀의약품 지정,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제공해 개발 기간과 비용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글로벌 지원 환경을 바탕으로 국내외 제약사들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전략적으로 집중하는 추세"라며 "최근 국내 제약사들의 기술수출 사례를 봐도 희귀질환 분야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 0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