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美 합작공장 속도전…"관세 넘고 공급망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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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美 합작공장 속도전…"관세 넘고 공급망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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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벌SK 켄터키 1공장 [사진제공=SK온]
블루오벌SK 미국 켄터키 1공장 [사진=SK온]

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혼란에 직면한 SK온·삼성SDI·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 등 K-배터리 3사가 북미 현지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들 기업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법인(JV)을 중심으로 미국 내 생산 거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 보조금 혜택이 유효한 지금, 북미 전기차 시장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대응이 본격화되고 있다.

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포드와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과의 JV를 중심으로 미국 현지화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SK온과 포드의 배터리 JV인 '블루오벌SK'은 미국 켄터키 1·2공장, 테네시 공장 등을 건설 중이다. 이 중 켄터키 1공장과 테네시 공장은 각각 올해와 내년 가동될 예정이다. 세 공장의 총 생산능력은 129GWh(기가와트시), 투자 규모는 11조원 규모에 달한다.

이들 공장에서는 고에너지밀도 니켈·코발트·망간(NCM) 계열 배터리가 생산될 예정으로 포드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아이온부스트'에 탑재될 계획이다.

SK온은 K-배터리 3사 중 현지화에 가장 빠른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켄터키 공장 외벽에 회사 사명과 슬로건 설치를 완료한데 이어 인력 교육과 사전 채용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1200명 이상이 고용됐고 이 중 350여명은 테네시 공장에서 생산 준비에 돌입했다.

현대차그룹과의 JV인 'HSAGP 에너지' 역시 올해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공장을 짓고 있다. 해당 공장은 35GWh 규모로 투자금액은 총 50억 달러(약 7조원)가 투입됐다. 또 SK온은 조지아 주정부 퀵스타트 프로그램, 차타후치 기술대학과의 협력 등을 통해 인력 양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삼성SDI 'PRiMX 배터리'
삼성SDI 'PRiMX 배터리'

삼성SDI는 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와의 JV를 통해 북미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스텔란티스와의 JV인 '스타플러스에너지'는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총 2개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1공장은 지난해 12월 첫 번째 라인을 가동했으며 올해부터 분기마다 나머지 3개 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2공장은 오는 2027년 초 가동되며 이들 공장은 총 67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생산 제품은 고성능 하이니켈 기반의 NCM 기반의 P6 각형 배터리다. 금속 외관과 가스 배출구 등 안전 설계를 강화한 PRiMX 브랜드 제품으로 고출력 SUV 등 프리미엄 전기차에 탑재된다.

GM과의 JV도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인디애나 뉴칼라일 지역에 공장을 설립한다. 초기 규모는 27GWh로 향후 36GWh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SDI는 인디애나 공장을 중심으로 1600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과 생산세액공제(AMPC) 활용을 통한 운영자금 확보 등 ESG 기반 현지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GM 합작법인1공장
LG에너지솔루션 GM 합작법인1공장

북미에서 가장 먼저 JV를 가동한 LG엔솔은 GM, 혼다, 현대차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현지 생산을 빠르게 확대 중이다.

GM과의 JV인 '얼티엄셀즈'는 지난 2022년부터 가동을 시작해 지난해 1억 번째 배터리 셀 생산을 돌파했다.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기반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 중이며, GM의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 탑재 차량에 전량 공급된다.

혼다와의 JV는 올해 말 가동을 목표로 오하이오주 제퍼슨빌 인근에 건설 중이다. 연 40GWh 규모로 고성능 순수 전기차 약 50만 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현대차그룹과의 JV는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건설 중으로 올해 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연간 30GWh 배터리 셀 생산할 예정이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공장에 배터리를 전량 공급할 예정이다.

업계는 배터리 3사의 이 같은 행보가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철강 부문 품목별 관세 예고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상호관세 적용 시점이 오는 7월로 미뤄졌지만 10% 관세가 적용된 데다 정책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미국 내 안정적인 생산 기반 마련에 나선 것이다.

미국 내 관세 부담이 가중되면서 북미 현지 생산 체제를 얼마나 빠르게 안정화하느냐가 향후 시장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RA 보조금과 AMPC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며 "북미에 공장을 얼마나 빠르게 짓고 현지 공급망을 얼마나 잘 구축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시장 경쟁력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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