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배민' 외치는 치킨업계…공공 배달앱 '땡겨요'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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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배민' 외치는 치킨업계…공공 배달앱 '땡겨요' 부상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5년 04월 28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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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신한은행,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한국외신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18개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가 25일 서울시청에서 '서울배달+가격제 치킨프랜차이즈 도입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 한국프랜차이즈산협회]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배달앱과 소상공인의 '수수료 갈등'이 좀처럼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4일 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도출된 '상생 요금제' 합의안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포장 중개 수수료까지 유료화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 상생협의체는 '배달 중개 수수료 인하' 상생안에 합의했다. 매출에 따른 구간을 나누고, 최고 7.4%·최저 2.0%의 차등 수수료를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두고 일부 입점업체들은 '상생안 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해당 합의안은 상생협의체가 내세운 상생협의 원칙에도 어긋나고, 4개 입점업체 중 절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날치기'로 처리됐다는 것이다. 

배민이 포장 주문에도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갈등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배민은 지난 14일부터 포장 주문에도 6.8%의 중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배민은 이와 함께 포장 주문 서비스 명을 '픽업'으로 변경하고, 300억원을 투자해 서비스 고도화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배민은 "픽업 주문이 많아질수록 배달 중개 수수료가 줄어들어 가게 이익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효용성이 높다는 입장이지만, 자영업자들은 오히려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결국 포장 주문에만 주던 할인, 서비스 혜택을 줄이는가 하면 배달앱 전용 가격제 도입을 고민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담치킨은 이달 초부터 배민 등 배달앱 가격을 2000원 올리는 차등가격을 전국 800개 가맹점에 도입해 운영 중이다. 

한 발 더 나아가 배민, 쿠팡이츠 등 '민간 배달앱'을 탈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배달·포장 주문 비중이 높은 치킨업계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소속 치킨 프랜차이즈 18개사는 지난 25일 서울시와 '서울배달+(플러스) 가격제 도입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서울시 공식 공공 배달앱인 '땡겨요'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 대형 배달앱 3사를 견제하는 수준까지 활성화시키는 것이 골자다.

서울배달플러스는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고 소비자들의 배달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시작된 민관협력 사업이다. 지난 3월 신한은행 '땡겨요'가 단독 운영사로 선정됐으며, 땡겨요 입점업체는 민간 배달앱보다 훨씬 저렴한 2%가량의 중개 수수료만 부담하면 된다. 

아울러 이번 협약을 통해 땡겨요 이용자에게 최대 30%의 가격인하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서울시 서울사랑상품권 △온누리상품권 △신한은행 할인쿠폰 △가맹본부·가맹점 프로모션 등을 통해 배민·쿠팡이츠 등 민간 배달앱보다 가격 경쟁력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참가 업체 명단에는 치킨 빅3 업체인 bhc와 BBQ도 이름을 올렸다. BBQ는 이미 땡겨요 주문 시 최대 8000원을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땡겨요 최초 가입자와 가입 후 주문 이력이 없는 이용자들에게 2회 주문까지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현재 땡겨요의 시장 점유율이 3%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배민·쿠팡이츠 등 1·2위 업체들의 점유율이 약 80%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당장 여러 가격인하 혜택을 내놓고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다가갈지도 의문이다. 공공앱의 특성 상 땡겨요가 민간 배달앱 이상의 혜택을 제공하는 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적용하더라도, 배달비로 인해 땡겨요 최종 주문 금액이 민간 배달앱보다 비싼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 등 소비자 불편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소비자들이 민간 배달앱 주문 프로세스에 익숙하고, 다양한 부가 서비스도 누리고 있어 '탈 배민', '탈 쿠팡'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공 배달앱이 제공하는 가격인하 혜택도 한계가 있어 기존 배달앱을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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