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입차 관세 현실화에 현대차그룹 '돌파', 한국GM은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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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수입차 관세 현실화에 현대차그룹 '돌파', 한국GM은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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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한 발표 행사에서 대미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한 발표 행사에서 대미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미국 트럼프 정부의 수입자동차 관세가 현실화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은 미국 투자 확대를 통한 정면 돌파에 나섰고, '한국 시장 철수설'이 돌았던 한국GM은 인천 부평공장 증산을 통해 방어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지난달 3일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위기감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일부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해 일시적인 관세 유예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정책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이런 혼란 속에서 현대차그룹과 한국GM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생존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 생산 능력 확대'를 중심으로 정면 돌파를 택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공식 가동하며 기존 앨라배마, 기아 조지아 공장과 함께 연간 10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HMGMA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연간 30만대 규모에서 향후 50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동시에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도 건설 중이다. 해당 공장은 올해 하반기 완공 시 약 36만대 분량의 배터리 생산할 수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

현대차그룹은 공격적인 미국 투자와 함께 대미 로비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달 백악관 행사에서 향후 4년간 미국 전역에 21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해 트럼프 대통령의 극찬을 받았다.

이어 지난 15일(현지시간)에는 공화당 출신 드류 퍼거슨 전직 하원의원을 미국 워싱턴 사무소장으로 영입해 자동차 관세 등 통상·산업 정책을 총괄하게 했다.

현대차그룹은 공격적인 미국 투자와 함께 대미 로비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달 백악관 행사에서 향후 4년간 미국 전역에 21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해 트럼프 대통령의 극찬을 받았다.

이어 지난 15일(현지시간)에는 공화당 출신 드류 퍼거슨 전직 하원의원을 미국 워싱턴 사무소장으로 영입해 자동차 관세 등 통상·산업 정책을 총괄하게 했다.

현대차그룹은 시장 반응을 반영한 가격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하룻밤 사이에 엄청난 가격 인상을 보게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는다"며 "시장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 (시장의) 고객들은 가격에 매우 민감해서 가격을 그렇게 올리면 차를 사지 않을 것"이라며 관세 부담이 모델 가격대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델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수익성 악화를 감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6일 경기도 광명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이 이날 공개된 제너럴모터스(GM)의 고급 브랜드 캐딜락을 대표하는 럭셔리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더 뉴 에스컬레이드'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높은 미국 수출 비중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철수설'에 시달렸던 한국GM은 노사가 미국 본사를 직접 찾아 대응에 나섰다. 이후 생산 확대와 수출 집중을 통한 방어 전략으로 철수설을 일축했다.

한국GM 노사는 지난달 중순 제너럴 모터스(GM) 본사를 찾아 한국 사업장의 중요성과 생산 계획 안정성 확보를 논의했다. 신차 배정과 전기차 생산 물량 확보 등 생존 전략을 제안하며 GM 글로벌 전략 내 한국의 역할 강화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한국GM은 인천 부평공장에 2만1000대 규모의 신차를 추가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노조에 밝혔다. △트레일블레이저 △뷰익 앙코르 GX △엔비스타 등 미국 시장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의 수출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구스타보 콜로시 한국GM 부사장은 지난 16일 철수설에 대해 "추측성 루머에 대응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계속 새로운 제품 라인업을 출시하게 될 것"이라며 "저희가 이미 수립한 한국에서의 전략을 지속적으로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명옥 한국GM 최고 마케팅책임자(CMO) 겸 커뮤니케이션 총괄도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에서 정상적인 상태로 가동하고 있다"며 "시장의 수요에 맞게 공급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에서의 생산량이라고 생각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콜로시 부사장을 비롯한 한국GM 경영진은 구체적인 국내 신차 출시 및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이슈가 자동차 산업 전반의 생존 전략을 가속화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 통상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가 테이블에 오를 경우 미국에 30조원 규모 투자를 약속한 현대차그룹이 강력한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며 "관세 부과로 인한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인센티브 조정과 생산거점 다변화로 단기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 투자 확대와 통상 전략이 실적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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