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현대제철 제철소의 모습.[연합]](/news/photo/202504/640531_556497_5245.jpeg)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품목에서 철강을 제외하면서 업계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기존 발효된 25% 관세 부과에서 추가로 최대 20%까지 추가로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일단 이런 위험은 피하면서 관세 부과에 대한 업계의 대응방안 마련이 보다 수월해 졌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대미 수출국보다 낮은 관세 부과로 가격경쟁력에 다소 유리한 측면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3일(현지시간) 0시 1분을 기준으로 국내 주요 수출품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철강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가 적용되지 않은 것이다. 앞서 지난달 25% 관세가 이미 발효된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미국 정부가 상호 관세를 부과할 지 여부가 화두로 떠오른 바 있다.
철강업계는 미국이 한국에 개별 관세 외에 최대 20%에 달하는 상호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었다.
기존 발효된 25% 관세 외에 상호 관세로 최대 20%가 추가되면 국내 제강 기업들에게는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상호 관세 부과 품목에서 철강제품이 제외되면서 업계는 일단 한숨을 돌린 상황이다.
이미 25% 관세 부과가 예고된 만큼, 기업들은 이를 대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오고 있었다. 하지만 '추가 관세'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국내 철강업계는 안도하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를 부과하는 상황에서 국내 철강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가 붙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면서 "기존에 대비하던 방안대로 관세에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고 설명했다.
일단 관세 25%가 확정되면서 철강기업들의 대응 전략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몇 년간 국내 철강업황 침체로 인해 고부가가치 사업 확장과 해외 시장 개척이라는 기조를 유지해 온 국내 철강기업들은 이러한 스탠스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미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수위권 제강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투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현지 시장 공략에 더욱 주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58억 달러(약 8조5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신규 전기로 제철소 건설을 확정했다.
이미 미국에서 자동차 사업을 주력하는 현대차 그룹의 차량용 강판 공급 현지화와 더불어 관세를 극복하기 위한 파격적인 투자로 평가받는다. 투자 발표 당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무관세로 화답하기도 했다.
포스코 역시 미국 현지에 상공정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상공정은 고로나 전기로를 통해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과정이다. 이미 남미에 하공정 투자를 완료한 포스코가 미국 현지에 상공정을 통해 완전체를 구축할 지도 관심사다.
이 밖에 세아그룹도 텍사스주에 연간 6000톤 규모의 특수합금 공장을 현재 건설하고 있으면 내년 중 상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관세 부과에 대비해온 국내 철강기업들은 이번 기회에 중장기적인 미국 수출 대비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이 자국에서 추진 중인 조선과 가스전 개발 사업의 파트너로 한국을 거론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판로 개척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철강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은 철강제품 가격이 대체로 높게 설정돼 있어 고수익 시장으로 평가받는 곳"이라며 "이번 관세 부과로 어느정도 타격이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 제품 외 전 세계 제품들에 모두 관세가 붙으며 사실상 경쟁구도가 초기화 됐고, 일부 주력 수출국가들보다 낮은 관세율이 적용된 것도 어찌보면 기회"라면서 "향후 미국이 추진하는 사업에 쓰이는 특수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 등 새로운 판로 개척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