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작년 순손실 2633억…'역대 최악' 실적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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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작년 순손실 2633억…'역대 최악' 실적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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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부터 석포제련소 58일 조업정지도 앞둬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에만 몰두' 비판도
경북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
경북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

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영풍이 지난해 순손실이 2600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역대 최악의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한 해에 26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한 건 작년이 처음이다. 
 
이는 주력 사업인 제련과 인쇄회로기판(PCB) 부문 실적이 악화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력 사업장인 석포제련소의 가동 중단까지 임박한 가운데 회사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만 몰두한 채 사업 경쟁력 강화와 정상화는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은 2024년 연결기준 매출 2조7857억원, 영업적자 1622억원, 당기순손실 263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해 영업적자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매출은 25.95% 줄었고 당기순손실 규모는 무려 3배 이상 늘었다.  

주력 사업장인 석포제련소의 가동률은 중대재해와 환경오염 등으로 50%대(2024년 3분기 말 기준)로 떨어지고, 자회사인 코리아써키트가 유형자산손상차손으로 121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이 이 같은 실적을 낸 배경으로 풀이된다. 
 
영풍 측은 지난해 실적에 대해 "연결 지배 및 종속기업의 실적 악화에 따른 연결손실 증가"라고 설명했다. 

제련업을 하는 모회사와 PCB 사업을 하는 자회사 등이 모두 경쟁력 약화에 따른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영풍의 올해 실적도 암울하다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다.
 
과거 석포제련소의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2월 26일부터 4월25일까지  58일간의 사업장 조업정지가 예정돼 있어서다. 

그럼에도 영풍은 경영 정상화 등을 위한 투자 등에는 인색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 등은 사업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이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할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에만 몰두하면서 경영 정상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 과정에서 영풍이 지적받고 있는 건 바로  '내로남불' 행태"라며 "고려아연에 대해 요구하고 있는 주주가치 제고와 재무구조 향상, 지배구조 개선 등은 어찌보면 영풍에게 더욱 필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영풍은 현재 주주들로부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주주환원책을 요구 받고 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두 차례 공개서한을 발표하며 영풍에 자사주 소각과 액면분할,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을 제안했고, 영풍정밀은 집중투표제 도입과 현물배당 도입,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영풍은 주주들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머스트자산운용의 자사주 소각 요구에 대해 자사주 배당으로 응수하면서 주주 요구를 외면하는가 하면, 영풍정밀의 주주제안은 사실상 무시하는 등 소통의 문제점도 드러내고 있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영풍의 실적 악화는 지난해에서 멈추지 않을 수 있다"라며 "석포제련소 가동이 58일간 중단되면 생산량 감소와 그에 따른 매출 및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한만큼 주주들의 불만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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