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 [사진=NH농협금융지주]](/news/photo/202502/631802_547103_190.jpg)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의 포부가 심상치 않다. 이 회장은 지난 4일 별도의 취임식 없이 첫 행보로 농협은행 고객행복센터를 찾았다. 현장경영을 몸소 실천하기 위함이다.
이 회장은 임기 시작과 함께 내부통제 강화와 함께 "자산 규모와 수익성을 높여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회장의 당찬 포부에 힘입어 농협금융이 내부통제 부실과 농협중앙회와의 관계성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고 4대 금융지주로 진입할 수 있을 지 향후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이 회장은 지난 3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거쳐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했으며, 임기는 오는 2027년 2월2일까지 2년이다.
당시 임추위는 이 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면서 "금융환경의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금융산업과 거시경제에 대한 폭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농협금융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1966년생인 이 회장은 경북 영덕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복지경제과장·경제정책국 경제분석과장과 기획재정부 장관정책보좌관·미래사회정책국장·경제정책국장과 차관보를 두루 거쳐 금감원 기획·보험 담당 수석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농협금융은 최근 주요 자회사인 농협은행에서 수백억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해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주·은행 주요 검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농협은행에서만 90건, 649억 규모의 부당대출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이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내부통제 강화와 더불어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는 취임 첫 날 "고객 신뢰가 기본"이라며 "금융사고를 최소화·제로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책무구조도 등 무엇보다 시스템을 통한 내부통제 관리가 중요하다"며 "내용을 살펴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이자이익 외에도 비이자이익 확대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농협금융은 농협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까지 농협금융 순이익에서 은행 비중은 71.5%에 달했다.
농협금융은 은행 외에도 비은행 계열사인 NH투자증권과 NH농협생명, NH손해보험을 보유하고 있으나, 타 금융지주 계열사에 비해 경쟁력은 확연히 떨어지는 모습이다. 해외시장 공략을 가속화, 퇴직연금 등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시급한 상태다.
여기에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하며, 만년 꼴지에 머무는 점도 비이자이익 확대 필요성에 무게를 싣는다. 농협금융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3151억원으로,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해외시장 공략을 가속화, 퇴직연금 등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시급한 상태다.
이에 이 회장은 임기 내 "자산 규모와 수익성을 높여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농협중앙회와의 관계성도 풀어야 할 숙제다. 그동안 농협금융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농협중앙회는 금융계열 인사에 자신의 측근을 요직에 기용하는 등 인사권을 남용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도 그럴 것이 농협금융은 지난해 말 5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교체는데, 이중 은행 및 생명·손해보험 등 핵심 계열사 신임 대표들이 강 회장과 동향인 영남 출신의 측근 인사로 꼽힌다.
앞서 농협중앙회의 지나친 인사 개입으로 이석준 전 농협금융 회장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인사권을 두고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금융권 안팎에선 농협중앙회 중심의 지배구조 개선이 선행돼야 금융계열사들도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장 역시 "농협중앙회와의 관계 속에서 독립성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앙회 중심의 지배구조 개선안에 동의를 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산적한 과제를 떠안은 이 회장은 내부통제 체계 정립을 위해 금융사고 발생 시 엄정 조치할 것이란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내부통제 체계를 시스템에 의해 관리될 수 있도록 재정비하고 실효성 있게 작동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며 "책무구조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금액의 대소를 떠나 금융사고에 대해서도 엄중히 책임을 묻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농협금융이 이자이익 성장의 한계점에 직면했다는 점을 꼬집으며, 계열사별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잠재력을 극대화할 혁신안을 수립해 지속 가능한 손익기반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