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할인 불붙었다… 판매절벽·BYD 위기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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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할인 불붙었다… 판매절벽·BYD 위기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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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2월에 들어 국산차와 수입차 구분 없이 전기차 할인 행사가 계속되고 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내수 부진으로 판매량이 주춤한 상황이다. 저렴한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한국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업체들이 방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1, 2위 업체인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기아는 이달 자사 전기차들을 대상으로 최대 500만원 할인한다.

할인 대상은 현대차·제네시스 9종(아이오닉5·아이오닉6·코나 일렉트릭·포터2 일렉트릭, ST1·아이오닉5N·캐스퍼 일렉트릭·GV60·G80 전동화 모델), 기아 4종(니로 EV·EV6·EV9·봉고 EV)이다.

현대차와 기아 전기 승용차는 기본 차량 가격 할인에 재고 할인, 국고·지방자치단체 보조금까지 더해질 경우 실구매가가 원가격보다 최대 1000만원 낮아진다.

이에 따라 3000만∼4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을 전망이다.

상용차는 할인 폭이 더 큰데 봉고 EV는 1900만원가량이나 저렴해져 2000만원대 중반에 구매가 가능해진다.

KG모빌리티(이하 KGM)는 자체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한다.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 EVX에 75만원을 지원해 실구매가를 최저 3900만원대로 맞춘다. 택시 전용 모델인 토레스 EVX와 코란도 EV에는 각각 150만원, 100만원을 제공한다.

토레스EVX에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장착돼 올해 국고보조금이 지난해 대비 100만원 이상 낮아진 데 따른 것이다.

수입차 업계도 가격 할인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지난 4일 2월 한 달간 전기차인 지프 어벤저와 푸조 e-2008을 구매하면 국고·지방자치단체 전기차 보조금에 상응하는 비용을 선제적으로 원가격에서 빼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프 어벤저와 푸조 e-2008는 국고 보조금 예상치인 212만원, 209만원을 원가격에서 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고객 거주 지역에 따른 지자체 보조금 예상치도 동시에 지급한다.

딜러사가 판매를 담당하는 다른 수입차 브랜드도 딜러사 차원에서 전기차 가격을 낮추고 있다.

자동차 구매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폭스바겐 1D.4, 아우디 e-트론 등은 원가격에서 18∼28% 할인하고 있다.

iX 등 BMW 전기차는 원가격보다 15%가량 낮은 가격으로 판매 중이고, 메르세데스-벤츠 EQE도 7%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수입차 금융서비스 할인이 제공되는 차량도 있어 이들 차량의 가격 인하 폭은 더 컸다.

국내에서 전기차 할인행사가 잇따르는 것은 캐즘과 내수 부진으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는 전기차 국고·지자체 보조금이 2월 말에 확정됐다. 1∼2월에는 보조금을 받지 못해 전기차 '판매 절벽'이 나타났다.

올해에는 환경부가 일정을 앞당겨 지난달 국고보조금을 확정했다.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업체들이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2378대로, 작년 동기 대비 6.0% 감소했다. 전월인 지난해 12월과 비교해선 69.6% 급감했다.

수입 전기차(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도 지난달 635대가 팔리며 지난해 동월 대비 22.7% 감소했다. 전월(2666대) 대비 감소율은 72.6%에 달했다.

여기에다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인 중국 BYD가 지난달부터 국내 승용시장에 진출하면서 업체들의 우려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브랜드 런칭 행사에서 사전 계약을 시작한 BYD 소형 SUV '아토3'는 현재 계약 대수가 1000대를 넘었다. 지난해 일본에서 BYD 전체 판매량이 2000여대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한국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가 아토3의 경쟁모델인 코나 일렉트릭의 실구매가를 아토3와 비슷한 3000만원 초반대로 낮춘 것도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BYD의 사전 계약 대수가 1000대를 넘은 것은 한국 시장에서 상당한 반전으로 받아들여진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 기아 등이 보급형 전기차 가격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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