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제약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동물용 의약품'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반려동물을 양육하며 함께 사는 '반려가구'의 증가로 반려동물의 건강관리에 대한 수요가 함께 높아진 까닭이다.
KB경영연구소의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약 55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5.7%를 차지한다. 2020년 대비 2.8% 증가한 수치다.
이 중 '반려견 가구'는 394만 가구(71.4%)로 가장 많았다. '반려묘 가구'는 149만 가구(27.1%)로 뒤를 이었다. 반려견 양육자는 901만명, 반려묘 양육자는 342만명으로 추산됐다.
이처럼 반려가구의 증가로 인해 자연스레 반려동물에 대한 치료비 지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제약사들은 차세대 먹거리로 반려동물 사업에 주력하면서 다양한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동물 헬스케어(AHC) 사업을 통해 동물의약품, 사료, 진단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면역항암제 개발 기업 박셀바이오와 협력해 반려견 전용 유선종양 면역항암제 '박스루킨-15'의 마케팅 및 판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은 박스루킨-15는 지난해 8월 국내 품목 허가를 획득했으며, 림프종 적응증 추가를 위한 품목 허가가 진행 중이다. 박스루킨-15를 정식 공급하면서 암으로 고통 받는 반려동물의 치료를 돕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유한양행은 반려동물 관절주사 '애니콘주'와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 치료제 '제다큐어'를 출시했다.
애니콘주는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 성분의 주사제로, 관절강의 점탄성을 높이고 조직 재생과 염증 완화를 통해 골관절염을 앓는 반려동물의 통증을 완화한다. 제다큐어는 합성 신약 물질 '크리스데살라진'을 기반으로 항산화 및 항염증 작용을 통해 CDS에서 발생하는 뇌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인지 기능을 개선한다.

대웅제약은 반려동물 헬스케어 전문기업 '대웅펫'을 통해 반려동물의 만성질환과 항노화를 위한 혁신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또 △동물의약품 전문 임상 CRO △프리미엄 영양제 출시 △반려동물 맞춤형 플랫폼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대표적으로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를 동물용으로 만든 '엔블로펫'이 있다. 엔블로펫은 현재 임상 3상을 마무리 중이며, 품목 허가를 앞두고 있다. 또 면역질환인 동물용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 'DWP212525'는 2022년 임상 2상을 시작해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웅펫은 지난해 5월 대웅제약의 '우루사'를 기반으로 개발된 반려동물 간 기능 개선제 'UDCA정'을 출시했다. 이 제품의 주성분인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은 담즙 분비를 촉진해 간에 쌓인 노폐물의 배출을 돕고, 항산화 작용을 통해 간세포를 보호한다. 특히 반려동물이 쉽게 씹어 먹을 수 있는 '츄어블' 형태로 제작돼 반려동물의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
이 밖에도 대웅펫은 반려동물용 소화효소 보조제 '베아제펫'과 비타민 '임팩타민 펫'을 출시했다.

동아제약은 올해 1월 고급 펫 브랜드 '벳플'을 론칭했다. 벳플은 반려견과 반려묘를 위한 맞춤형 영양제 6종을 출시했다. 해당 브랜드는 동아제약 수의사와 반려동물 전문가가 직접 개발에 참여해 반려동물의 신체 및 정신 건강을 모두 케어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동제약은 2022년 반려동물용 프로바이오틱스 '일동펫 비오비타 시리즈'와 관절 건강 영양제 '일동펫 더 정직한 보스웰리아'를 출시하면서 펫 사업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6월에는 독일 머크사가 개발한 'IR3535'를 유효성분으로 반려견용 해충기피제 '와프와프'(WAFWAF)를 출시했다.
동국제약은 2021년 반려견 전용 치주질환 치료제 '캐니돌 정'을 개발 및 출시했다. 2023년에는 약국 전용 규격 제품을 출시해 유통망을 확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