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MZ세대를 중심으로 국내 향수(프레그런스)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에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서울 성수동에는 개인의 취향을 극대화한 국내 향수 브랜드가 집결하면서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해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성수동이 K-뷰티, K-향수 로드로 통하면서 더욱 국내 향수 브랜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헤리티지가 중요한 향의 세계에서 '니치 향수'로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동시에 각 브랜드는 고유의 컨셉을 살린 매장을 선보이며 해외 진출도 순항 중이다.
'틈새'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니치(niche)'에서 파생된 니치 향수는 전문 조향사가 소수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만든 프리미엄 향수다.

'탬버린즈(TAMBURINS)'는 '향'을 중심으로 향수, 핸드크림, 바디, 디퓨저 등을 전개하고 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공간, 오브제, 페인팅, 퍼포먼스 등의 영역에서 재해석한 콘텐츠를 통해 전달한다.
제품을 '시각적 요소'의 일부분으로 포함시킨 탬버린즈는 지난 2017년 런칭과 동시에 독특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이며 공간 마케팅으로 큰 차별성을 불러왔다.
지난 9월 오픈한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는 거친 콘크리트를 뚫고 피어난 장미의 견고하고도 생기 넘치는 아름다움을 담은 감각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대표 제품은 지난해 11월 블랙핑크 제니와 함께한 캠페인으로 화제를 모으며 '제니 향수'로 불리는 퍼퓸 컬렉션이다.
위안에서 오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 총 10가지의 향 중 '카모 향'이 시그니처 향으로 꼽히고 있다. 꿀처럼 달콤한 카모마일과 씁쓸한 클라리세이지의 허브 향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 카모 향은 중독성 있는 향을 선사한다.

니치 퍼퓸 브랜드 'SW19(에스더블유나인틴)'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향'이라는 콘셉트에서 탄생했다.
구체적으로 △6am △눈(Noon) △3pm △트와일라잇(Twilight), 9pm △미드나잇(Midnight) 등 시간을 제품명으로 선보이고 있는 6가지 퍼퓸 컬렉션은 패키지에도 각 시간대의 향을 표현한 스토리를 담아 향을 맡으면 그 시간대를 떠오르게 한다.
SW19의 시그니처 향 '미드나잇'은 딥한 샹탈과 화이트 머스크의 노트를 가진 우아한 세컨 스킨 향수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2세대 살냄새 향수'로 유명하다.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인 조향사들과 협업으로 탄생한 향과 프랑스에서 직접 향료를 수입해서 만든 SW19 오 드 퍼퓸은 매력적인 잔향이 특징이다. 지난 9월에는 배우 겸 가수 정수정을 브랜드 공식 모델로 선정하고 첫 브랜드 캠페인 '아이엠 나우(I Am Now)'와 함께 2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향 '트와일라잇'도 공개했다.

2019년 런칭한 '논픽션'은 감각적인 브랜딩으로 주목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뷰티 브랜드다. 건강한 원료와 아름다운 내러티브가 담긴 시그니처 향을 중심으로 향수와 바디케어 제품군을 주로 선보이고 있다.
베스트 아이템으로 꼽히는 '젠틀나잇 오드 퍼퓸'은 달콤한 스웨이드와 차분한 시더우드, 바닐라와 머스크가 어우러져 은은하면서 중성적인 향이 특징이다.
논픽션 제품에 담긴 차분하고 따뜻한 감성은 성수동에 있는 시그니처 스토어에서도 느낄 수 있다. 기존 주택 두 채를 연결해 완성된 독창적인 공간은 '공간의 시학'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고혹적이면서도 시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사동 세로수길에 이어 성수동이 새로운 K-향수 로드를 형성해 니치 향수 시장 내 영역을 확장했다"며 "그 중에서 국내 향수 브랜드의 약진이 돋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