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출판·제지주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한 작가의 서적에 대한 주문이 쏟아지면서 장기 보합권에 머물러 있던 종목이 급등락하는 모습이다.
노벨상 테마주의 대표 종목인 예스24는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11.43% 급락한 7750원에 마감했다.
예스24는 한 작가의 소설을 구비하고 있는 서점 중 유일한 상장사다.
이 종목은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인 11일부터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찍고 지난 15일 5% 이상 급등했지만, 이날은 8% 이상 급락하는 등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내는 모습이다.
그 외 출판 관련 종목인 예림당(-5.74%), 밀리의 서재(-5.75%), 삼성출판사(-2.25%) 등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제지·펄프 관련주인 한국제지(-6.20%), 무림페이퍼(-3.05%), 무림P&P(-0.85%), 영풍제지(-0.30%) 등도 상승분을 반납하고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예스24는 대한민국 최초의 온라인서점으로 현재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종목은 한 작가의 서적에 대한 매출이 급등하면서 직접적인 수혜 기대감이 높아졌다.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 작가의 서적 판매량은 급증하고 있다. 한 작가의 책 판매 부수는 노벨문학상 발표 엿새 만에 100만부를 넘어섰다. 교보문고와 예스24, 알라딘에 따르면 이날 기준 103만2000부를 넘어섰다. 온라인 기준으로 이들 3사의 시장점유율은 90% 가까이 된다.
전자책은 최소 7만부 이상 팔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따라 종이책과 전자책을 합치면 110만부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강 소설가의 노벨상 수상 낭보가 전해지면서 관련 테마에 수급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적 테마 상승을 넘어 2000년대 중반 이후 한국 문화의 글로벌 진출과 함께 고조되던 노벨 문학상에 대한 기대감이 결실을 보게 됐다"며 "장기적으로 화장품 등을 이을 새로운 수출 성장 동력의 발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업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 작가의 저서가 전국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출판업계 뿐만 아니라 제지·펄프 기업 주가도 테마주 열풍에 올라탔다. 출판을 위한 종이 주문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출판업계는 책 50만권을 출판할 경우 백상지(도서용 고급 종이) 300톤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한다. 한강 작가의 도서 판매가 100만부를 돌파한다면 600톤 이상의 백상지 출하가 요구되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솔제지와 무림페이퍼 등은 책 제작 등에 사용하는 인쇄용지를 주로 만드는 기업들"이라며 "한 작가 책의 주문량이 폭발해 인쇄용지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관련 기업 주가를 밀어 올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수상의 효과가 종이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진다면 수요의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테마주의 특성상 주가가 언제든지 급락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가를 받쳐줄 매수세가 없는 종목은 결국 떨어지게 된다"며 "특정 이슈에 편승한 투자는 자칫하면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테마주는 가격 변동성이 크고 쏠림이 심한 만큼 주가 변동성이 엄청나다"며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