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이지영 기자 | 우리금융그룹(이하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에 속도를 내며 '비(非)은행 포트폴리오'의 마지막 조각을 맞추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보험사 인수로 '비은행 라인업'을 갖추면서 은행업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는 수익구조를 다각화할 생각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달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하면서 증권업 진출을 선언했는데, 이번 보험사 인수까지 이뤄지면 '금융그룹 포트폴리오'가 완성될 전망이다.
우리금융(회장 임종룡)은 최근 동양생명·ABL생명의 대주주와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은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인수에 대해 협의 중인 것이 맞지만, 현재까지 매각조건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우리금융은 롯데손해보험의 공개매각 예비입찰에도 참여했다. 현재 본 입찰을 앞두고 있는 단계로서 실사 결과를 토대로 최종 의사결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그동안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은행 분야에 치중하고 있는 수익구조 개선에 노력해 왔다. 이를 위해 현재 금융 포트폴리오에 비어있는 분야인 증권업, 보험업 진출을 다양한 방법으로 모색해 왔다.
지난 1분기만 돌아봐도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금융은 올해 1분기 82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는데, 은행 비중이 96%에 달한다.
자회사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 7897억원 △우리카드 288억원 △우리금융캐피탈 330억원 △우리종합금융 126억원 등의 순익을 내 대부분의 수익을 은행업에만 의존하고 있다.
이에 우리금융은 지난달 우리종금·포스증권의 합병방식을 통해 증권업 진출을 이뤄냈던 바 있다.
합병은 두 회사를 합치고 합병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합병 인가 등의 절차가 이뤄져야 증권사가 출범할 예정이며, 현재는 감독당국의 승인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보험업에 대한 진출도 큰 숙제로 여겨져 왔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4년 현 DGB생명을 DGB그룹에 매각한 뒤 보험업에 재진입하지 못하면서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보험사를 갖고 있지 않아서다.
이번에 인수 대상으로 떠오른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업계에서 꾸준히 '잠재적 매물'로 거론돼 왔던 곳으로, 우리금융이 충분히 인수를 검토할 만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5월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현재 생존보험·사망보험·생사혼합보험·단체보험·퇴직연금 등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3월말 기준 각각 생존 1154억원(11%), 사망 6804억원(62%), 생사혼합 936억원(9%), 퇴직연금 2068억원(19%) 등을 판매해 총 1조963억원 가량의 실적을 달성했다.
최대주주인 다자보험그룹이 75.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업계선 하나금융그룹서도 보험 부문의 강화를 위해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다자보험그룹이 동양생명뿐 아니라 ABL생명도 보유하고 있어 이를 함께 매각하려는 생각으로, ABL생명까지 인수하는 것에 대해 다른 곳들에선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우리금융이 최종까지 가격 협상 등의 절차를 이뤄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이정수 우리금융 전략부문 부사장은 지난 달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보험업 인수에 대해 답변하면서 '적정 가치'를 언급한 바 있다.
이정수 부사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회사의 비재무적·재무적 가치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적정 가치를 산정한 후, 그 가치가 우리의 범위 내에 들어온다면 검토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에서 거론되는 아주 높은 수준의 무리한 인수라든지 '오버 페이'에 대한 부분은 전혀 계획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동양생명·ABL생명도 인수대상의 하나로서 M&A를 검토 중이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면서 "향후 진행상황에 따라 공시나 보도자료를 통해 상세하게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