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사이트 캡처]
네이버가 연예인 등 유명 인사와 일반 소셜미디어(SNS) 이용자들에게 동시다발적으로 피해를 주는 유명인 사칭 광고를 신고할 수 있는 창구 개설에 나선다.
26일 IC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인터넷 환경 개선을 위한 '그린인터넷 캠페인' 웹사이트와 신고센터, 고객센터 홈페이지 등에 유명인 사칭 광고와 관련한 피해를 신고할 수 있는 창구를 신속히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사칭 광고 관련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고객센터의 도움말을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네이버는 유명인 사칭 피해가 확산하기 시작한 작년 10월부터 사칭 계정이 개설한 네이버 밴드를 일괄적으로 제재하는 등 징계 기준을 강화하고 24시간 집중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있다. 다른 플랫폼에서 유명인 사칭 투자로 시작해 밴드로 유입되는 경우와 밴드 내에서 유명인의 이름을 사용해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 등 사칭 투자를 유도하는 사례가 감지되는 즉시 징계 조치된다.
작년 12월에는 네이버 밴드 서비스 내 신고 사유에 '사칭'을 추가하고, 사칭 관련 징계 및 고지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내부 시스템도 고도화했다.
또, 올해 1월에는 밴드 서비스 활동 정책에 이용 제한 사유에 해당하는 사칭 계정과 사칭 밴드의 정의 및 징계 기준을 명문화했다.
네이버가 유명인 사칭 광고에 대한 신고를 강화하는 것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제재에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구글 유튜브 등 외국계 플랫폼에서 유명인 사칭 광고가 확산하면서 밴드와 카카오톡 등 국내 SNS와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계 플랫폼 내 유명인 사칭 광고 속 링크를 클릭하면 텔레그램과 네이버 밴드, 카카오톡 공개 채팅방 등에 개설된 '투자리딩방'으로 이동되는 경우가 많다. 해당 채팅방에서 가짜 투자 정보를 제공하며 불법 투자 사이트나 악성 앱 가입을 유도하고 입금을 요청하는 '피싱' 수법이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유명인 사칭을 포함한 투자리딩방 불법행위 피해 건수는 지난해 9월부터 넉달간 1천 건이 넘었으며 피해액은 1천200억원을 웃돌았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사칭 사기로 피해를 본 유명인들이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플랫폼과 정부의 해결 노력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피싱 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경고와 네이버의 대응 강화에도 페이스북과 구글 유튜브 등 외국계 플랫폼이 유명인 사칭 광고를 방관하는 한 큰 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피해자가 직접 사칭 피해 사실을 소명해야 게시 중단 조처를 할 수 있는 데다 사기로 인한 금전적 피해를 본 당사자나 사칭 피해를 본 유명인 당사자가 아니면 경찰 신고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 외국계 플랫폼 사업자들은 피해자들이 신고해도 "커뮤니티 규정 위반 사실이 없어 삭제할 수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어 광고 수익 챙기기에만 몰두하며 사기를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웹사이트 첫 화면인 'MS스타트' 등 뉴스 서비스로도 유명인 사칭 광고가 확산하고 있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김미경 강사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개그맨 황현희,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김미경 강사, 개그우먼 송은이,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한상준 변호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