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신세계푸드 "대안식품계의 '테슬라' 될 것"…대안육·대안유 개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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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신세계푸드 "대안식품계의 '테슬라' 될 것"…대안육·대안유 개발 본격화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3월 05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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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신세계푸드가 '대안식품'이라는 '대어'를 낚기 위한 본격적인 항해에 나선다. 식물성 소재를 활용한 대안육과 대안유, 대안치즈 등 대안식품을 전면에 내세워 시장을 이끄는 선도자가 되겠다는 포부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순대전문점 '순대실록'에서 대안식품 설명회 '베러 클래스(Better Class)'를 열고 대안식품 연구개발(R&D) 고도화를 통해 시장 혁신과 성장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 [사진 = 안솔지 기자]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 [사진 = 신세계푸드]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는 이날 설명회에서 "테슬라가 전기차를 만들었을 때 내연기관 제조사들이 가장 반발했지만 이제는 현대자동차가 테슬라보다 전기차를 더 많이 팔고 있다"며 "신세계푸드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식물성 캔햄'도 출시 초기 많은 견제를 받았지만, 1년 반이 지난 지금 많은 식품회사들이 식물성 캔햄을 내놓으며 (대안식품 시장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구와 환경을 위하는 방향으로 산업이 진화하고 있는 만큼 대안식품의 시대는 반드시 올 것이며, 지금부터 4~5년 지나면 메이저 식품회사 모두 대안식품을 다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푸드는 2016년부터 대안식품 연구개발을 시작해왔다. 지난 2021년에는 '고기 보다 더 나은 대안육으로 인류건강, 동물복지, 지구환경에 기여하자'는 의지를 담아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론칭하고, 샌드위치용 햄 '콜드컷'을 선보였다. 2022년에는 세계 최초로 '식물성 런천 캔햄'을 내놓았다.

2023년에는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You are What you eat)'를 론칭하고 다양한 종류의 식물성 간편식(PMR)과 레스토랑을 선보이는 등 대안식품 경험 확대를 통한 시장 성장에 집중했다.

민경식 신세계푸드 R&D 센터장. [사진 = 신세계푸드]
민중식 신세계푸드 R&D 센터장. [사진 = 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는 이번 설명회에서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개발한 대안육, 대안유, 대안치즈 등을 선보였다.

민중식 R&D 센터장은 "푸드테크를 지속 탑재해 (대안식품)으로 다다르지 못하는 상품이 없을 정도로 카테고리를 확장해 지속가능한 식품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보인 대안식 신제품은 '식물성 순대'다. 100% 식물성 순대를 개발하기 위해 프리미엄 순대 전문점 '순대실록'과 6개월간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식물성 순대는 대두단백·당면·양배추·당근·양파·마늘 등 식물성 원료로 순대의 탱글한 식감을, 카카오 분말로 순대의 색상을 구현한 누드 순대다. 여기에 순대실록의 170시간 숙성 비법 레시피를 접목한 '순대볶음' 밀키트도 함께 선보였다. 

순대볶음 밀키트는 순대곱창볶음 양념과 채소를 한 번에 넣어 가정에서도 순대실록 매장에서 먹던 순대볶음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G마켓, SSG닷컴 등 온라인몰과 유아왓유잇 코엑스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육경희 순대실록 대표는 "기존 키토 순대에 이어 비건 순대까지 시대를 앞서가는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게 돼 뜻 깊다"며 "식품산업이 외식산업과 밀접한 만큼 신세계푸드와 함께 개발한 비건순대가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식물성 순대로 만든 순대국(왼쪽)과 순대볶음. [사진 = 안솔지 기자]
신세계푸드가 '순대실록'과 공동개발한 식물성 순대로 만든 순대국(왼쪽)과 순대볶음. [사진 = 안솔지 기자]

이날 식물성 순대를 활용한 순대찜, 순대국, 순대볶음 등의 메뉴를 직접 시식해봤다. 

신세계푸드의 식물성 순대는 동물성 순대와 유사할 정도로 탱글함이 살아있었다. 다만 쫄깃하기보다 툭툭 끊기는 식감과 특유의 콩 냄새가 있어 단독으로 먹는다면 호불호가 갈릴 듯 했다. 

순대국과 순대볶음 등의 요리로 활용하면 식물성 식품의 단점이 많이 가려진다. 순대국은 오트를 활용한 식물성 육수를 사용했는데, 잘 우러난 육수와 순대를 함께 먹으니 풍미가 좋았다. 순대볶음 역시 매콤한 양념이 더해진데다 떡과 갖은 채소가 어우러져 식물성 순대의 매력을 살려준다.

식물성 우유(왼쪽)와 식물성 치즈 플래터. [사진 = 안솔지 기자]
식물성 우유(왼쪽)와 식물성 치즈 플래터. [사진 = 안솔지 기자]

신세계푸드는 귀리·쌀 등 식물성 소재를 활용해 만든 식물성 우유와 라떼, 식물성 치즈 플래터 등도 함께 선보이며 대안식품 카테고리 확장의 가능성도 제시했다. 특히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국산 쌀 품종인 '가루쌀'을 활용해 만든 '라이스 밀크'도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식물성 씨푸드' 사업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수산 배양육 관련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과 컬래버를 진행 중이다. 향후 3~4년 내에 식물성 씨푸드 사업과 관련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푸드가 이처럼 대안식품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51억 달러 수준이던 글로벌 대안육 시장 규모는 2030년 74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안유 시장도 2023년 200억 달러에서 2030년 300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민 센터장은 "현재 신세계푸드의 대안식품 기술을 기존 식품과 같은 맛과 품질을 넘어 영양학적으로도 더 뛰어난 성분으로 만드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대안식품 연구개발 역량의 고도화를 통해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는 새로운 대안식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대안식품이라는 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와보니 태평양을 만난 기분"이라며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대안식품 시장에 진출해 함께 선단을 꾸려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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