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실적' 낸 삼성전자, 시장선 "올해는 다르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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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실적' 낸 삼성전자, 시장선 "올해는 다르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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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업익 6조원대로 급감…15년 만에 '최저치'로 폭락
'반도체 적자' 15조원 육박…'VD·생활가전' 사업 부진도 영향
HBM 등 AI반도체 수요 성장…AI폰 앞세워 반등 기대감 '쑥'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해 15년 만에 10조원을 밑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반도체 부문이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고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 사업이 부진한 영향이다.

다만 올해 분위기는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 시장에선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세계 최초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 S24'를 등에 업은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58조9355억원, 영업이익 6조56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14.33%, 영업이익은 84.86%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6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지난해 실적을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부진이 뼈아팠다.

통상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하던 DS 부문은 14조88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 확대와 미·중 패권전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이슈,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가 맞물린 영향이다.

VD·생활가전 사업도 수익성이 감소하며 전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에서 TV 등을 담당하는 VD 사업부와 생활가전 사업부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1조2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4% 줄었다. 두 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22년 4분기 이후 1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실적이 둔화됐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하지만 올해 전망은 밝다. 생성형 AI 시장 확대로 HBM 등 AI용 D램의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에 속도를 높일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HBM 판매량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4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5배 규모로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HBM3의 첫 양산을 시작했고, 4분기에는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를 고객군에 추가하며 판매를 확대했다.

HBM은 D램을 쌓아 대용량 데이터 처리 성능을 강화한 제품으로, 가격은 기존 메모리보다 6~8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가 늘면 수익성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측도 HBM에 거는 기대가 크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 등의 출하량 증가로 올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흑자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3E 제품 사업화와 그다음 세대 HBM4 개발에 나섰다. 이를 통해 HBM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HBM3E는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 중이며 올해 상반기 내에 양산 준비가 완료될 예정"이라며 "HBM4의 경우 2025년 샘플링,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갤럭시 S24' 시리즈. [사진 = 김윤호 기자]
삼성 '갤럭시 S24' 시리즈. [사진 = 김윤호 기자]

최근 출시한 AI폰 갤럭시 S24 시리즈가 판매 호조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삼성전자가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이란 예측에 힘을 싣는 요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갤럭시 S24는 360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2016년 갤럭시 S7 이후 8년 만에 최대 판매가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양호한 실적 달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 S24 시리즈를 필두로 올해 AI폰 시장을 선점하겠단 포부를 밝혔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사업부 기획그룹장(상무)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소비자에게 AI폰은 갤럭시라는 점을 각인시켜 초기 AI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겠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선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 등의 호조에 힘입은 삼성전자가 올해 32조원~34조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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